<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 중에서 >
당신은 속히 목적지에 도달하기만을 바랐기 때문에 처음엔 여행이 고문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젠 그 여행이 기쁨으로 변화하기 시작했지요.
그것은 탐색과 모험이 주는 기쁨입니다.
그렇게 당신은 가장 중요한 당신의 꿈들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인간은 결코 꿈꾸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육체가 음식을 먹어야 사는 것처럼 영혼은 꿈을 먹어야 살 수 있으니까요.
살아가는 동안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실망하고, 충족되지 못한 욕망 때문에 좌절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지요.
하지만 그래도 꿈꾸기를 멈춰서는 안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영혼이 죽어버리고, 아가페가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되니까요.
아주 오랜 옛날, 지금 당신 앞에 펼쳐져 있는 들판에서는 수많은 이들의 피가 흘러내렸고
정복과 수복 사이에 잔혹한 전투들이 벌어졌습니다.
어느 편이 옳고 누가 진실을 쥐고 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편 모두 '선한 싸움'을 했느냐 하는 것입니다.
'선한 싸움'은 자신의 마음이 시켜서 하는 것입니다.
영웅들의 시대, 유랑하는 기사들의 시대엔 쉬운 일이었지요.
정복해야 할 땅과 해야 할 많은 일들이 있었으니까요.
세상이 많이 변한 오늘날 '선한 싸움'의 전장은 우리의 내면으로 옮겨 오게 되었습니다.
'선한 싸움'은 우리가 간직한 꿈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 우리 내면에 간직한 꿈들이 힘차게 꿈틀댈 때면 우린 용기백배하지만,
그땐 아직 싸우는 법을 알지 못했지요.
각고의 노력 끝에 마침내 그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을 때는, 전장에 뛰어들 용기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을 적대시하게 되고, 결국엔 스스로 자신의 가장 큰 적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자신의 꿈은 유치하다거나, 실행하기 힘들다거나, 인생에 대해 몰랐을 때나 꾸는 꿈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면서 말이죠.
선한 싸움을 이끌어갈 용기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꿈을 죽여버리는 겁니다.
꿈들을 죽일 때 나타나는 첫 번째 징후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살면서 알게 된 사람들 중 가장 바빠 보였던 사람조차 무엇이든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 피곤하다고 말하고,
정작 자신들이 하는 게 거의 없음을 깨닫지 못하면서 하루가 너무 짧다고 끊임없이 불평을 하지요.
그들은 사실 '선한 싸움'을 벌일 자신이 없는 겁니다.
꿈들이 죽어가는 두 번째 징후는, 스스로에 대한 지나친 확신입니다.
삶이 우리 앞에 놓인 거대한 모험이라는 것을 보려 하지 않는 것이죠.
그리고 스스로 현명하고 올바르고 정확하다고 여깁니다.
아주 적은 것만 기대하는 삶 속에 안주하면서 말이죠.
마지막으로 그 세 번째 징후는 평화입니다.
삶이 안온한 일요일 한낮이 되는 것이지요.
우리는 자신에게 대단한 무엇을 요구하지도, 우리가 줄 수 있는 것 이상을 구하지도 않게 됩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성숙해졌다고 여깁니다.
젊은 날의 환상은 내려놓고 개인적이고 직업적인 성취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또래의 누군가 아직도 인생에서 이러저러한 것들을 원한다고 말하는 걸 들으면 놀라게 되는 거죠.
하지만 실상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알고 있지요.
우린 자신의 꿈을 위해 싸우기를 포기한 겁니다.
즉 '선한 싸움'을 벌이기를 포기한 것이죠.
< 순례자 p78~80 >
'파울로 코엘료'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그와 동행하며 길을 안내하고 검을 찾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정신적으로 이끌었던 '페트루스'가 한 말이다.
이 문장들이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이유는, 내가 '선한 싸움'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가슴 한 편이 뚫려 있는 듯 허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 를 깨우쳐준
순례자 '파울로 코엘료'와 '페트루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그가 발로 걸어갔던 산티아고 순례길을
나는 지난봄, 마드리드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순례길의 마지막 종착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를 갔었다.
힘들게 걸은 자만이 진정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배운다.
도 서 : 순례자
저 자 : 파울로 코엘료
번 역 : 박명숙
출 판 : 문학동네
발 행 : 2011.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