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뉴스

< 이게 실화라고? 대~박! >

by 밀밭여우

변성현 감독의 넷플 영화 [굿뉴스]

대박 재미있다.

100점 만점에 120점 주고 싶은 영화다.

1970년 3월 31일 도쿄에서 후쿠오카로 가는 일본 국내선 비행기가

공산주의 혁명을 외치는 적군파에 의해 납치되었다가 김포공항에 불시착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다.

일명 'JAL 요도호 납치 사건'

시작은 다소 산만했다.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트루먼 셰이드의 명언을 아느냐고 묻는 설경구에게

홍경은 '당연히 알죠!'라고 큰소리치며 영화는 액자 속 몇 시간 전으로 들어간다.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는 영화는 위험 요소가 많다.

팩트에 충실하자니 영화의 본질 중 하나인 재미와 철학적 사유가 없기 쉽고

상상력을 덧입히자니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영화, 기가 막히게 잘 믹스(Mix)했다.

남녀노소, 아니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믹스커피보다 더 맛있다.

'설경구'와 '류승범'의 찰떡같은 연기야 말해 뭣하랴.

그들은 이미 연기의 신, 레전드이며 여전히 건재하다.

내 눈길을 끈 것은 처음 보는 배우 '홍경'이다.

조승우 같은 지적 분위기에 영어, 일어, 항공관제 용어까지

그 입에서 세 가지 언어가 현란하게 스위치 온오프 되며 터져 나오는데 실로 감탄했다.

라이징 스타로 찜!^^*

변성현 감독의 연출 또한 기립박수를 치고 싶다.

해학과 풍자로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툭~ 털어낸 설정과

아무도 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이 모든 일들을 기획해 내는 해결사 '아무개' 역할의 설경구와

권력의 정점에서 설경구를 조종하는 중앙정보부장 역에 '류승범'을 캐스팅한 건 이 영화의 백미다.

지들끼리 잘 얘기하다가 갑자기 화면 중앙에 대고 관람자를 향해 상황을 설명하는 엉뚱함이나

심각하고 진지한 상황 속에서 배우들의 오버 액션으로 생각지도 못한 웃음 코드를 자극한다거나

뜬금없이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황야의 무법자 같은 총질 액션을 상상하는 등

각각의 장면이 만화처럼 넘겨지는 영화의 플롯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을 연상시킨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화려한 미장센이 굿뉴스에 직접 도입되진 않았지만

시대적, 상황적 배경을 감안하면 그 안에서도 세련된 장치들이 많이 보인다.

예를 들면, 류승범이 책상 위에 끊임없이 만년필을 세우려는 시도는

그의 포기할 줄 모르는 근성과 만년필이 상징하는 오래도록 지속 가능한 권력의 탐욕을 드러낸다.

사건이 인명 피해 없이 비교적 해피 엔딩으로 맺어질 즈음

영화의 도입부에 나왔던 명언이 다시 나온다.

"진실은 간혹 달의 뒷면에 존재한다. 그렇다고 앞면이 거짓은 아니다."

트루먼 셰이드의 명언을 안다고 큰소리쳤던 홍경은 사실 처음 듣는 말이라고 독백한다.

이에 맞장구치듯 설경구는 말한다.

"당연하지. 그런 명언은 없으니까. 트루먼 셰이드가 누구냐고? 알 게 뭐야~"

푸하하하~

분노의 추적자 장고처럼 설경구는 떠나고

그 자리에 남은 홍경의 손에는 진급이나 표창 대신 달랑 대통령의 시계가 들려있다.

씁쓸하면서도 머릿속에 계산기만 들어 있는 정치인들의 진상을 조명한 블랙 코미디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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