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부터 배우는 인문학 수업 >
인문학?
인문학이란 단어를 AI에게 물어보면
영어로는 ‘Humanities’로, ‘인간다움’과 ‘교양’을 뜻한다고 나온다.
그럼 인간다움과 교양은 또 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앞에
인문학은 거창하고 어려운 철학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왜?’라는 질문과 함께
매일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렌즈와도 같다고
작가는 말한다.
이 책 [처음부터 배우는 인문학 수업]은
철학과 심리학, 인문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인간의 마음과 그 복잡한 내면을 탐구하며
글쓰기와 여행을 즐기는 김민식 작가의 에세이로
쉽고 편안하게 읽으며 자연스럽게 인문학의 개념을 알게 하는
인문학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나
미용실에서 타인과 나누는 가벼운 수다 속에도
우리 자신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타인의 감정을 배우고 공감의 언어를 익히며
사회적 관계의 리듬을 체험하는
인문학이 스며있다는 사실을 깨우쳐준다.
그래서 미용실은 머리를 자르는 곳이 아니라
마음을 다듬는 곳이라는 표현에 무척 공감이 갔다.
차 한잔 혹은 술 한 잔이 대화를 위한 악세사리라는
말을 오래전 누군가로부터 들은 기억이 난다.
실제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차 한 잔이나 술 한잔 그 자체가 아니라
서로 마음을 나누는 대화의 시간인 것이다.
“당신의 마음의 배터리는 몇 퍼센트인가?“ (p104)
책 속 내용 중 가장 내 마음에 와닿은 표현으로
나는 이 문장을 이 책의 핵심으로 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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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배터리 잔량이 1%대로 떨어지면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지고 불안해진다는 문장 앞에서 내심 뜨끔했다.
실제로 내 휴대폰 배터리가 반나절을 못 넘기는 상태여서
조만간 휴대폰이 완전히 사망하기 전에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디지털 의존 불안’이라 부른다며
인문학적으로 해석하면 ‘관계 단절의 공포‘를 의미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린 휴대폰 없이 살아가는 일상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휴대폰은 우리 몸의 일부가 되었다.
기술이 세상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정작 인간은 각자의 고립된 섬처럼 느끼며 산다.
휴대폰을 통해 소셜 네트워크 속에 속해있지만
진짜로 원하는 것은 누군가와 마음을 주고받는 관계와
의미 있는 연결이다.
그러려면 휴대폰의 물리적 배터리 충전보다
마음과 정신의 충전이 더 중요하다며 작가는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나를 움직이는 건 전기가 아니라 생각이다.”
이것이 배터리 1%가 남긴 인문학적 교훈이다.(p105)
이 부분에서 나는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올렸다.
소설 속 메시지는
자신의 앞 일을 한 치 앞도 못 보는 인간이 의지할 수 있는 건
하느님이 부여한 타인에 대한 사랑으로
그것만이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것을 가르치는 종교적 내용이다.
하지만 종교를 떠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결국 타인과 공감하는 마음,
즉 측은지심(側隱之心)이 아닐까 싶다.
백인백색이라 할 만큼 우린 모두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산다.
그럼에도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는 결국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AI 시대로 접어드는 미래에도 변하지 않아야 할 원칙은
인간이 기계가 아니라 느낌으로 사는 존재 (p84)라는 것.
그 느낌을 잃지 않고 유지시키는 것은 김민식 작가의 말처럼
"왜?"라는 질문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 힘은 곧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그와 더불어
‘이 세상에 나온 모든 새로운 것들,
모든 위대한 것들은 거의 다
질문의 결과로 나왔다‘는
철학자 최진석 선생님의 말씀 또한 되새겨본다.
도 서 : 처음부터 배우는 인문학 수업
저 자 : 김민식
출 판 : 다온길
발 행 : 2025. 1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