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 노트 >
우린 평소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와
’카르페 디엠 ( Carpe Dirm : 현재를 즐겨라)’은
농담처럼 즐겨 사용하면서 ‘유언이란 단어 앞에선 순간 멈칫한다.
메멘토 모리와 카르페 디엠은
영화나 책 속에서 많이 인용한 탓에 익숙하기도 하고 추상적인 반면,
유언은 죽음과 직접적으로 연관 지어지는 구체적인 단어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기 일 년에 한 번씩 유언을 쓰는 남자가 있다.
유성호.
그는 27년간 3,000건 이상의 부검을 수행하며,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는 법의학자로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지침서 [유언 노트]를 저술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주인공 ‘모리 슈워츠’의 '생전 장례식'을 소개하는 부분이었다.
사회학 교수이자 심리치료사였던 모리 슈워츠는
자신의 루게릭병 진단 이후 특별한 생전 장례식을 기획했는데
친구들과 가족들을 집으로 초대해 자신에 대한 추도사를 낭독하게 해
삶을 축하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자,
작별 인사를 충분히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자리였다.
죽음을 두려워하거나 외면하기보다는 이를 생의 '마지막 프로젝트'로 삼고
그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재발견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가치를 나누었다고 한다.
우린 대부분 아무런 준비 없이 맞닥뜨리는 죽음 앞에서 황망함과 슬픔으로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데 이렇게 모리 슈워츠처럼 미리 준비하고 작별의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후회 없는 삶을 원한다면
죽음을 대면하라.
인간으로서의 품격과
존엄성을 간직하며
생을 마무리한다는 것,
결국 ‘어떻게 사느냐’만큼이나
‘어떻게 죽느냐’도 중요하다.
<본문 p154>
생전에 자신을 기록한다는 것은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성찰하는 시간이자
사랑하는 이들에게
못다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소통의 창구가 될 수 있다.
<본문 p163>
저자는 인생을 더 의미있고 소중하게 만드는 여정으로
자신의 삶에서 중요했던 기억, 고마운 사람들,
남기고 싶은 메시지, 앞으로의 목표 등을 적는
’나만의 엔딩 노트 작성’을 권하며
자신이 직접 쓴 친필 유서를 공개했다.
삶을 마무리하며 드리는 당부,
장례식에 대한 부탁,
남겨진 가족들에게 보내는 사랑의 편지로
작성된 이 유언 노트를 참고해
죽음이 임박한 병이 아니더라도
평소 건강한 삶 속에서 나의 일생을 되돌아보며
법의학자 유성호님처럼 나도 매년 한 번씩 유언장을 써봐야겠다.
그 중 특별히 내게 와닿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 그렇지만 나는 요양 시설에 들어가는건 싫다!!
저는 이문세의 노래와 쇼팽의 피아노곡을 사랑하며
아침에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돌봄이 필요한 상태가 되어도 노래를 들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해주세요.
만약 제가 이를 더는 좋아하지 않게 된다면, 아마 심각한 인지장애일 가능성이 크니,
그땐 시설의 방침에 따르셔도 됩니다.
<유성호님의 친필 유언 노트 중 >
도 서 : 법의학자 유성호의 유언노트
저 자 : 유성호
출 판 : 21세기북스
발 행 : 2025.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