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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혁민 Jul 22. 2017

[헐렁헐렁한 영어공부] - to 부정사

to 부정사에 도대체 왜? 'to'가 붙었을까??

지난 글에서 부정사를 다루었다. 형태는 동사면서 '용법이 한정되지 않아서' 부정사다. 그럼 우리가 흔히 '투부정사'라고 배운 'to + 부정사'형태는 왜 생겨났을까?

'to + 부정사'형태에서 to의 정체는?

나는 'to + 부정사'라는 형태를 처음 접하고 나서부터 '저기 to는 도대체 왜 있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항상 가져왔다. 정체가 뭐길래 동사 앞에 to가 있다는 것만으로 동사가 명사로도 쓰이고 형용사로도 쓰이는 것일까?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는 'to'일까?

사전에서 모든 뜻을 다 뒤져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치사 to의 의미 말고는 찾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따로 '부정사'라는 란을 만들어놓고 우리가 흔히 학교에서 배운 여러 용법의 의미들을 나열해 놓고 있었다.


출처 : 네이버 사전

이렇게 따로 란을 만들어 놓은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이미 부정사란 '동사원형'의 형태가 여러 용도로 쓰이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마치 to가 특별한 기능이 있어서 얘가  동사를 부정사로 만들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쳐도, '왜 하필 많고 많은 전치사들 중에 to를 썼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얘가 뭐가 잘나서?


생각해본 결과 다음과 같다.

어차피 언어란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에, 특별한 기능을 부여했더라도 전혀 생뚱맞은 이유는 아닐 것이다. 또 그것이 이렇게 공식적인 문법으로 자리 잡을 정도로 널리 쓰였다는 것은 다들 공감할 수 있었음을 뜻한다. 그래서 나는 to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에 집중했다.

우리가 자주 쓰는 'to'는 '~을 향한', '~ 쪽으로'라는 의미가 있다.

그럼 'to + 부정사'라는 조합은
'~을 향하다'라는 뜻을 가진 전치사와 '어떤 동작을 하는 것'을 뜻하는 부정사와의 조합이라고 바라보면 다음과 같다.

어떤 동작을 하는 것을(부정사) 향함(to)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하러 향하는 것은 즉 '앞으로 할 행동'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to + 부정사' 형태를 목적어로 쓰는 동사들을 보면 분명해진다.

to 부정사를 목적어로 취하는 동사들 예)
  - want to 부정사 - 앞으로 할 행동을 원하는 것이다.
  - need to 부정사 - 앞으로 할 행동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 promise to 부정사 - 앞으로 할 행동을 약속하는 것이다.
  - plan to 부정사 - 앞으로 할 행동을 계획하는 것이다.

공통적으로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행동들을 가리키고 있다.

그럼 'to + 부정사' 형태가 형용사처럼 쓰여 명사를 수식해줄 때도 의미는 같다. '~하는'이라기보다 '~할'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to 부정사가 형용사로 쓰이는 예)
  - money to buy some food - 음식을 '살' 돈 (아직 사지 않았음)
  - books to read - '읽을' 책 (아직 안 읽었고 읽는 중도 아님)
  - I need a chair to sit on (아직 앉지 않았음, 앞으로 앉을 의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

부사적 용법들도 다 '앞으로 한다'는 의미에 맞춰져 있다.

to 부정사가 부사적 용법으로 쓰이는 예)
  - To become a doctor, you must study much harder. - (앞으로 의사가 되려면)
  - I went to the market to buy some food. (음식을 '사려고')
  - This book is easy to read. (읽는 중도 아니고 앞으로 '읽기엔' 쉽다)

이렇게 살펴본 바와 같이, 'to + 부정사'의 형태는 '부정사 하는 쪽으로 향하다'라는 의미가 있어 '앞으로 할 행동'을 나타내는 것이다. 'to'가 어떤 마법을 부려서 동사를 '명사, 형용사, 부사'로 바꿔주는 게 아니다.


전치사 뒤에는 명사나 명사구가 오는데 왜 동사원형이 왔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동사로서 온 게 아니고 부정사로서 온 것이다. 그래서 문법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글의 취지는 이 형태가 생기게 된 유래를 나름 합리적으로 따져보는 것이다.


이제 'to + 부정사'가 쓰이는 여러 구문들을 다르게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have to 부정사'와 'be going to 부정사'와 같은 경우이다. 다음 글에서 그동안 숙어처럼 덩어리로 외운 'to + 부정사' 형태를 활용한 표현들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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