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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Mar 13. 2016

<딱, 중간>


딱, 중간이어야 한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딱 평균, 보통이어야 한다.

그래야 욕 안 먹는다. 요즘은.


키가 크면, 멀대같이 키만 크다고.  

작으면, 남들 다 크는 동안 키도 안 크고 뭐 했냐고 욕먹는다.

살찌면, 비만이라고 넌 살 좀 빼라고.  

살 빠지면, 매력 없다고 살 좀 찌우라고.

화려하면 부담스럽다고, 수수하면 없어 보인다고.

여성스러우면, 공주병이라고. 털털하면 넌 여자도 아니라고.  

남자다우면, 마초라고. 섬세하면 완전 계집애 같다고 욕먹는다.

명품은 허세고 보세는 빈티 난단다.

말 많으면 너무 나서는 거고 말 없으면 사회성 부족한 거란다.


그러니까 모든 게 딱 중간이어야 한다.

남들 눈에 튀지 않으면서도 빠지지는 않아야 한다.

화려하지 않으면서 촌스럽지도 않아야 한다.

그래야 욕 안 먹는다. 요즘은.


아, 그것도 아니더라.

그 어렵다는 딱, 중간을 해낸 사람도 욕먹더라.

너무 평범하고 개성 없다고 욕먹더라.

요즘은 최고보다도 ‘평균’이 더 어렵다는데,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까지도 욕먹더라.


그래.

어차피 이래도 저래도 똑같은 거라면

딱, 중간 말고 

딱, ‘나대로’ 살자.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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