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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Mar 14. 2016

'나이'에 맞춰 살지 말고  ‘나’에게 맞춰 살자.



 나이에 맞게 ‘평범하게’ 살라고들 말한다.

10대에는 공부에 매진하고

20대는 도전정신과 스펙 쌓기를 같이 하며

30대에는 취업과 결혼을 하고

40대부터는

안정적인 가정생활과 회사생활을 해내고

50대는 노후준비를 제대로 시작해야 하고

60대부터는 제2의 인생을 즐겨야 한다고 한다.

이 빈틈없이 완벽한 인생의 어디가 ‘평범’한지는

잘 모르겠지만,

역시 내 나이에 맞춰 사는 건 굉장히 어렵다.


 (꼭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잖아요.. ㅠㅠ)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부터가 어렵다.

중고등학생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어른들을 따라 하고 성숙해 보이려 노력한다.

언니의 옷을 몰래 입어보고,

높은 구두를 신어보기도 하고,

그 자체로 빛나는 얼굴을

어색한 화장으로 가리기도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면 반대가 되어

동안이라는 말 한마디면 세상이 천국으로 보인다.   

뾰루지를 가리려 애쓰는 고등학생 딸에게는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움이

제일 예쁘다고 말하면서도

막상 ‘나이에 맞게’ 생긴

나의 눈가 주름을 사랑하기는 어렵다.

내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을

지금 나이에 아는 건 정말 쉽지 않다.


 나이에 맞게 사는 건 공부도, 일도,

생활도 쉬운 게 하나도 없지만

그중에서도 제일 어려운 건 나이에 맞는 태도이다.

사람들은 나이에 맞게 그 사람에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있다.

10대의 학생에게는 항상 밝으면서도

공부에 집중하며 늘 기운이 넘치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20대에게는 청춘답게 꿈을 향해 쉼 없이 도전하고

언제나 당당하며 실패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용기의 아름다움을.  

40대부터는 안정적이고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우아한 아름다움을 기대한다.

 그런데, 절대로 현실적이지 않은,

이 수많은 나이에 맞는 아름다움들.

다 못 가지면 뭐 어때서?


 10대의 여학생이 어른들의 옷차림을 따라 하며
거울에 이리저리 자신을 비춰보는 모습은

호기심과 어색함이 합쳐진 10대 만의 아름다움이고

20대의 청년이 쉽지 않은 취업에

N번째 입사지원서를 쓰다 지쳐버린 얼굴은

힘들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노력과 도전이

있었기에 생긴 20대 만의 아름다움이다.

30대의 여성이 매일같이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며 시험을 준비하면서도

'친구들에 비해 난 이미 늦은 게 아닐까?' 하고 고민하는 모습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달리는 30대 만의 아름다움이다.

50대의 남성이 여유롭지 않은 주머니 사정에 한숨 쉬면서도 맛있게 저녁을 먹는 딸을 보며 웃음 짓는 모습은 자녀를 사랑하고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50대 만의 아름다움이다.


(다른 사람 신경 쓰지 마요. 난 내 트랙에서 내 속도로 최선을 다해 뛰면 되는 거예요.)


 이렇게, 모든 모습이 그 자체로 빛나는 것이다.

서툰 것도, 실패도, 어색함도, 지금의 ‘나’인 것.

비록 ‘나이에 맞게’ 완벽하지는 못하더라도 나 자신은 노력 중이고 내 아름다움인 것을.

나이에 맞추지 못했다고 불안할 이유는 없다.


 물론 사람들이 기대하는, 나이에 딱 맞는 이미지를 흐트러짐 없이  하나하나 지켜가면 좋을 거다.

10대의 푸르름부터 40대의 우아함,

80대의 여유로움까지.

하지만 조금 빠르거나 늦더라도 여전히

나는 ‘나’이고 그 자체로 아름답다.

나이에 맞게, 너무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게

제한속도를 지키면서도

해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고들 하지만,

꼭, 모두 다 완벽하게 일일이 안 지켜도, 괜찮다.

정해진 속도의 '나이'에 맞추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에게 맞추면, 된다.


 당신은 지금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그 자체가 정말 멋지니까.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꼭 나이에 딱 맞춰야만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


 당신은 지금 그 자체로도 완벽해요.
자신의 속도에 맞춰 달리는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다워요.
최고예요.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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