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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영 Mar 21. 2016

숫자 1과 ‘하나도’의 무게는 다르다.

 서류의 숫자 오타 하나, 몸무게 1kg 차이, car톡의 1의 사라짐 여부. 

우리는 숫자 1 하나에도, 그야말로 ‘엄~청’ 신경 쓰며 산다.


 그러면서, 친구에게, 지인에게, 가족에게는 너무나도 쉽게 말한다.
“너 때문에 되는 게 ‘하나도’ 없어. 정말 싫어!”
“넌 어떻게 된 애가 이것 ‘하나도’ 못하니?”
“정말 ‘하나도’ 맛없어. 어쩜 이래?”
“진짜 ‘하나도’ 재미없어. 왜 이런 곳에 온 거야?”
“정말 ‘하나도’ 안 어울려. 그 옷 정말 별로야.”
“진짜 넌 ‘하나도’ 도움이 안 돼. 차라리 없는 게 나아.”

 

 서류의 숫자 1의 오타는, 수정하면 되는 거고.

몸무게 1kg는, 빼면 되는 거고.

car톡의 1은, 확인하면 당연히 사라진다. 간단하다.

그런데, 넌 내 인생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그렇게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듣는 이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남아 힘들게 만들 수도 있고, 

좋았던 사이가 한순간에 악화될 수도 있을 정도로 부정적인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폐부를 찔러서 듣는 이를 너무나 아프게 하는 잔인하고 무서운 그 말을, 

오히려 훨씬 쉽게 해버린다.


 하지 말자. 그 말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는 그런 말. 

“너는 내 인생에 하나도 도움이 안 돼!”라는 말은 오히려 그 말을 하는 당사자가 들어야 할 말이다. 

지금 그 말 자체가 상대에게 ‘도움 안 될 말’인데, 당사자가 그 말을 하고 있으니. 

그만큼, 누구에게도 도움도, 행복함도, 즐거움도 주지 못하는 그 말들. 

절대 하지 말자.


 대신, 앞으로 우리는 숫자 1과 ‘하나’에 두던 무게감을 바꾸자.

숫자 1의 오타, 몸무게 1kg, 통장 잔액 숫자 1, 화장품 그램(g) 숫자 1.

그 숫자 1에 연연하며 안절부절못하던 모습은 버리자.

그리고 숫자 1이 아니라 ‘하나’에 신경 쓰자.

"하나도 도움 안 돼. 하나도 안 어울려. 하나도 맛없어."   

이런 말은 더는 하지 않도록 하자.


오히려, 그 말을 하는 자체가 인생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절대, 하지 않는 거예요. 

특히나! “이 글 ‘하나도’ 재미없어.” 이런 말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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