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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Mar 24. 2019

꽃구경

막상 피고 나면 곧 마음이 시들해졌다

꽃이 피면 그뿐이었다. 꽃이 언제 피는지는 궁금했지만 막상 피고 나면 곧 마음이 시들해졌다. 봄이 되면 사람들은 누구나 벚꽃 사진을 찍었다. 자신들의 사랑이 특별한 것을 믿는 양 그저 그런 꽃 사진들을 과시해댔다. 꽃구경을 가면 그 수천 명의 인파들 속에서 증거를 확신할 수 있었다. 새순이 더 예쁘다는 말은 억지였고 낙엽의 사정도 모른 채 또 사진을 찍어댔다. 마른 가지는 외롭게 한다며 미워했다. 바보 같은 사람들은 또다시 꽃망울이 터지기만을 바랐다. 같은 사람과 같은 계절을 여러 번 맞이했다면 저 바보들을 미워하지 않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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