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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Apr 15. 2019

봄이라는 소원

평범한 시간을 보낸 후 알 수 없는 특별한 만족감에 젖어들었다. 에릭 로메르 영화처럼 왜 그런지 굳이 이유를 찾자면 찾을 수 있지만 그 이유가 충분하지는 않은.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 수 있는 것들을 무의식이라고 불러도 된다면 말할 수 있는 것들. 은연중에 바라던 것들이 범인 없이 어긋나면 그 기분의 정체도 몰라서 속상함이 오래갔다. 소원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것만으로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아주 추웠던 겨울 내내 우리에게는 작은 소원이 있었다. 따뜻한 봄이 오면 밤 산책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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