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서로가 있길
4월의 반이면 봄의 반이 지나가고 있는 셈인데 밤은 여전히 추웠다. 겨울밤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사계절 같은 옷을 입는 고양이들은 어느 정도 추운 걸까. 어쩌면 낮의 따뜻한 햇살이 고양이들의 밤을 더 춥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의 값싼 동정은 또 누구를 춥게 만들었을까.
그러면서도 이 골목 구석 추운 밤 꼭 붙어 있을 고양이 두 마리의 온기가 존재하기를 바랐다. 우리도 추울수록 서로를 더 덮여주고 싶었다. 너무 추워서 뜨겁지는 못했던 그 체온이 생각나서 눈물이 핑 돌았다. 서로 의지를 했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