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스토리 4를 기다리며
야근을 하고 퇴근하는 날이면 안경이 몹시 무겁게 느껴진다. 벗어버리고 싶지만 안경케이스가 없다. 렌즈에 흠집이 나면 손해니까 무거워도 꾹 참는다. 좋았던 시력이 최근 몇 년 전부터 나빠져 안경을 쓴 지 얼마 되지 않는다. 앞에 난생처음 맞춘 안경은 관리를 잘 못해 흠집이 많이 나버렸다. 나이가 들면서 옷을 더럽히지 않은 일, 립스틱이 지워지지 않게 밥을 먹는 일, 좁은 곳 주차를 한 큐에 하는 일은 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안경이 망가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을 보면 나이를 먹는다고 무엇이든 저절로 잘하게 되는 일은 아닌 것 같다. 이 안경의 무게에도 익숙해지지 못해 자꾸만 손으로 안경을 올리는 버릇이 생겼다. 오랫동안 안경을 쓴 사람들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어떤 습관들을 나는 비웃기도 했다. 보존하기 위해, 헤어지지 않기 위해 필요한 습관들이었다. 앞으로 습관을 만들어야 할 것들은 계속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