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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May 01. 2018

생각하는 대로 나이 드는 여자 | 밀키베이비

내 나이 함부로 꺾지 마세요





































































곱게, 늙자 


언제부터인가, 생일이 즐겁지 않았습니다. 거리에 나부끼는 안티에이징 광고가 점점 신경이 쓰여서일까요. 아니면 잊을만하면 나오는 '결혼하고 출산해도 이 여배우의 외모는 여전하다'는 기사가 눈엣가시 같아서 그런 걸까요. 우리는 젊음을 지나치게 찬양하는 문화 속에서 살고, 한쪽에선 '너는 젊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으니 어서 이걸 사!'라고 끊임없이 종용을 당합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이 드는 것은 잘못이 아니며 누구나 늙어가고 있더랍니다. 20대 중반 즈음부터 여성이 매년 나이 듦을 두려워하는 원인은 아주 오랫동안, 촘촘하고 당당하게 여성의 나이 듦을 저평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나이 든 여성은 아름답지 않다는 못된 의식에 있다고 생각해요. 

 

일 년 내내 생일을 기다리고, 생일날이면 하루 종일 축제 분위기에 들뜨는 아이를 보며, 한 살 더 먹는 것이 본디 저렇게 즐거워야 하는 일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딸아이가 창창한 20대부터 '나이'로 괴로워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스스로의 가능성을 제약하고, 비교와 자기비하에 빠지지는 않을지 걱정도 됩니다. 


엄마인 나부터 나이에 대한 좋은 가치관을 갖고, 진짜 중요한 건 것은 따로 있다는 것을 딸에게도 알려 주고 싶었습니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멋지게 늙어가는 사람들을 찾아보며 닮아가고자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내 외면에 쌓이는 삶의 흔적들도 담담히 받아들이게 되었죠. 내면적으로는 앞으로 이루고픈 것들을 가족과 함께 정하고, 이를 위해 좋은 습관들을 만들어 꾸준히 지켜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자 어느 순간 나이 때문에, 여자라서, 아이가 있어서, 라고 속박하고 의식했던 타인의 시선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나를 위한 믿음직한 결과물이 남아있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열여덟 살에도 늙어 보이고, 어떤 사람들은 90살에도 젊어 보이죠. 사회가 정의한 나이로 한 사람을 정의할 수는 없어요. 시간이란 건 인간이 만든 산물일 뿐이니까요.  — 오노 요코, ( The Guardian, February 2012)




밀키베이비 작가 김우영  

그림작가, 멀티크리에이터. 17년 7월, 그림 에세이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엄마입니다만’ 을 출간했다. 밀키베이비 육아툰을 연재하고 모성과 여성에 관한 그림과 영상으로 국내외 전시를 여는 에너지 넘치는 엄마. 국내 <경남국제아트페어>, <서울 일러스트레이션 페어>, <글로벌 아트콜라보 엑스포> 및 일본과 대만의 해외 전시에 그림을 출품했다. <삼성>, <현대>, <SPC>, <네이버> 등 다수의 기업 및 미디어와 일러스트를 콜라보 하고 있다. <디아티스트매거진>에는 ‘디자이너 엄마의 창의적인 놀이 레시피’를 연재하며 아이와의 아트놀이를 연구하고, <서울문화재단>의 영상 크리에이터로 선정돼 일러스트가 가미된 '가족 아트여행'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milkybaby4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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