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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밀키베이비 Aug 21. 2020

무노동 고소득? 그냥 좋아하는 일 평생 할래  

밀키베이비 그림에세이 
















































“30분만 일하고 고소득!”, “재테크로 잠자면서 돈 벌기”

이런 문구를 믿고 싶어 지는 이유는 지금 회사에서 하고 있는 일이 나와 맞지 않아서, 잉여 시간을 더 많이 만들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어서 일수도 있어요. 혹은 돈 때문에 억지로 일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일수도 있죠. 특히 육아를 하고 있는 여성에게 '시간 확보가 가능하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은, 절박한 환경에 있는 이들이 혹하기 좋아요. 

저는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다’는 말을 더 신뢰하는 편이에요. 모든 일은 나름의 어려움이 존재하고, 그래서 그중 힘든 것도 참을 만큼,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주의지요.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 둬라, 좋아하는 일은 바뀐다." 

대학생 무렵 ‘좋아하는 일’을 필사적으로 찾을 때 이런 말 종종 들었어요. 이 말에 귀 기울였다면 아마도 지금쯤 좋아하지 않는 일로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면서 아주 가끔, 좋아하는 것을 취미로 해보는 삶을 살아야 했을 테죠.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은 커다란 에너지가 필요해요. 저한테는 다른 것을 찾을 에너지가 없었죠. 그래서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서 전공과 크게 상관없지만 ux디자이너로 취업을 하게 되었고, 그림이 그리고 싶어 5년간 그림을 꾸준히 그리며 그림작가가 되었습니다. 쉬운 길은 아니었고 지금도 어려움은 곳곳에 존재합니다. 큰 재능이나 운이 따른 순간보다 묵묵히 작업한 시간이 더 많았고요.

하지만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사는 지금은 뜬구름이 아니라 하루하루 작업을 쌓아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또한 즐거움의 일부인데요. 아이에게도, ‘문제해결력’이나 ‘창의력’을 강조하지 않고 그냥 제가 살아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때론 같이 해나가는 것 자체로 교육이 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은 배부른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

일부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요즘 아이들의 꿈은 건물주(도 할 일이 많겠지만)로 통칭되는 ‘무노동 고소득’입니다. 그러나 창작의 업을 하는 제게 '무노동'은 절망적인 단어입니다. 고소득만 좇자니 삶이 너무 황량해지고요.

자산에 관계없이, 내게 딱 맞는 천직은 해리포터의 '필요의 방'처럼, 진심으로 갈구해야만 보여요.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면 이를 장시간 갈고닦아서 잘하는 일로 만들었을 때 업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좋아하는 것을 포기할 핑계를 찾을 시간에 한시라도 빨리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도 잘 버는 어른으로 거듭나고, 평생 즐거운 노동을 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저와 같은 어른들이 더 많아지면, 아마 자라나는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는 용기를 더 많이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밀키베이비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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