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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책 작가가 본, '제로웨이스트 숍'이 폐업하는 이유

by 밀키베이비
문을 닫은 성수동 더 피커 ©밀키베이비


제로웨이스트 숍이 사라진다 - 환경 트렌드의 명암


우리나라 최초의 제로웨이스트 숍이었던 성수동 ‘더 피커(The Picker)’가

최근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마음 한 켠에 바람이 슝- 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동네에 생겨서 반가웠던 제로웨이스트 숍 두 곳도 어느새 문을 닫았고,

제가 『지구로운 출발』 북토크를 진행했던 수원의 낯설여관+제로웨이스트 숍도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아쉬운 마음이 깊어졌습니다.


환경도 결국 하나의 ‘트렌드’였던 걸까요?

코로나 전후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시기와 비교하면,

지금은 거의 전멸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조용합니다.

2023년 기준 제로웨이스트 숍 지도 보기

(많은 가게들이 문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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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 장소였던 수원의 '낯설 여관',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왜 제로웨이스트 숍은 살아남기 어려울까?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폐업 100만시대, 소비 위축이 가장 크게 작용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제로웨이스트 숍 이용의 현실적인 한계도 분명 있었던 것 같아요.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벌크 상품 위주 아이템이 많다 보니

세제나 곡류 같은 제품을 구매하려면

무거운 유리병이나 용기를 따로 여러 벌 챙겨 가야 하는데

집 근처에 숍이 없다면 재방문이 망설여집니다.


또한 오후 느즈막히 여는 숍이 많아서

직장인인 입장에서는 접근이 어렵다는 점도 한몫했습니다.

결국 배달이 되는 온라인 친환경 마켓은 이용해도,

제로웨이스트 숍은 갈 수 없는 현실이었던 거죠.


그리고 가격도 고민이 되는 요소였습니다.

정말 좋은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들이 많지만,

프리미엄 가격이거나, 인터넷이 더 싼 물품들을 제외하면

결국은 저렴한 몇 가지만 구입하고 나오게 되더라고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저도 이런데,

제로웨이스트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분들은 더 어려움을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플라프리.jpg 이수역 근처 '플라프리'도 문을 닫았습니다.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제가 가본 제로 웨이스트숍은 하나같이 깔끔하고 예뻤지만

어쩌면 디자인이 문제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착한 소비’만으로는

많은 사람들의 지갑을 열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누구나 접근 가능하게 온라인 숍의 편리함을 더하고,

개인이 아닌 단위(지역·시설)에서 팝업 / 이동식으로 해볼수 있고

꼭 이 지역 숍에서만 살 수 있는 물품/행사를 취급해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0240817_100619.jpg 제 환경 강의에 이어 커피박 워크숍을 연 수원의 재재상점, 절찬 영업중!
BC4BF472-10BC-4474-BD39-CA4CE4C0B48E.jpg 절찬 영업중인 제주 "지구별 가게" 에서는 제주 한정 물품을 살 수 있었어요.


문제는 낮은 환경 인식


실제로 전국의 제로웨이스트 숍 53곳은

2023년 한 해 동안만 약 60톤의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성과를 냈다고 합니다. (� 출처: 도모도모)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이는 환경에 깊이 관심이 있는 이들뿐이 아닐까 합니다. ㅜ

같은 해 북토크를 진행할 때도,

‘제로웨이스트 숍이 뭔가요? 가면 뭘 살수 있나요?’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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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및 어린이 강의 ©밀키베이비

현재 저는 환경 그림책 『쓰레기차』와 환경 실천 웹툰 『지구로운 출발』을 통해

강의를 열고,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환경 이야기를 계속 전하고 있습니다.

제로 웨이스트 숍의 개별 친환경 아이템도 다루고,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합니다.


제로 웨이스트숍이 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더 지속 가능하고, 더 많은 사람이 접근 가능한 방식을

찾아가는 방식들이 더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함께 고민하고, 나누고, 실천하는 태도라고 믿습니다.

환경에 대한 메시지, 소식을 그림으로 많이 알리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려고 합니다.

협업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earthly departure_milkybaby.jpg ©밀키베이비

글쓴이 김우영 소개

환경 예술가이자 그림책 작가.

그림책 『쓰레기차』, 웹툰 『지구로운 출발』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풀뿌리 환경교육을 통해 지속 가능한 환경 문화 확산에 힘쓰고 있습니다.


강의 및 친환경 만들기 키트 문의

https://milkybaby-class.imweb.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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