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강아지 치치

by 은하수별바다


“치치야.”
“멍! 멍!”

부르면 달려오는,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 한 마리.


내가 초등학교 4학년이 되었을 무렵, 우리 집 누나들이 대학 생활에 한창이던 때에 우리는 강아지 한 마리를 가족으로 맞이했다.

나에게는 너무 익숙한 집이었지만, 치치에게는 모든 게 낯설었을 것이다. 치치는 오래 가만히 엎드린 채로, 놀랄 만큼 얌전히 우리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치치’라는 이름은 이전 주인이 지어준 이름이었다. 왜 그런 이름인지 궁금했지만, 다른 이름을 붙여주기보다는 그냥 그대로 두기로 했다. 치치라는 이름이 참 잘 어울렸다.

처음엔 이불 위를 굴러다니는 작은 강아지를 보며 부모님은 털이 날린다며 불편해하셨다. 주눅 든 치치의 모습이 마음 아팠지만, 부모님의 마음도 이해가 됐다.

사료, 배변 패드, 장난감, 산책용 목줄.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익숙하지 않았다. 미용과 목욕까지, 생각해야 할 것들도 많았다.

그러다 문득 돌아보니, 어느새 10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하고 있었다. 초등학생이던 내가 예비 대학생이 되기까지, 치치는 늘 곁에 있었다.

개는 주인을 닮는다고 하던데, 정말일까. 조금 닮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내가 치치를 닮아간 걸지도 모르겠다.

부모님도 어느새 치치를 감정을 나누는 존재로 받아들이고 계셨다. 다른 건 몰라도, 밥 먹을 때만큼은 꼭 옆으로 다가와 앉는 녀석이다.

자기에게 필요한 말은 귀신같이 알아듣는 것 같다. 불리할 때는 못 알아듣는 척을 하는 건지, 정말 똑똑한 건지 모르겠다.

예전만큼 활발하지는 않지만, 다행히 아직 크게 아픈 곳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가끔은 왜 이름이 치치인지 알 것 같기도 하다. 가만히 누워 있는 가족들에게 다가와 ‘치’ 하고 건드린 뒤, 냅다 도망친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입에 붙어서 지은 이름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아무튼, 이 귀여운 존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시간은 참 빠르다. 생은 생각보다 짧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더 소중해지는 걸, 날이 갈수록 느낀다.

지금은 새벽이다. 거실에서 인형처럼 누워 자고 있는 치치는 귀가 밝아서인지, 집을 지키겠다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것 같다. 안 그래도 되는데.

“치치야, 항상 고마워.”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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