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묵직한 달이었다.
시간은 여느 때처럼 흘러갔지만, 마음은 자주 멈춰 서 있었다. 계획한 일보다 뜻밖의 일들이 더 많았고, 기쁜 일과 걱정이 엉켜서 마음을 여러 번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가족의 건강, 나의 몸, 일상의 리듬, 그리고 내가 진짜 잘하고 싶은 일에 대해 천천히,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가족이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마음이 조금 먹먹해진다.
6월 초, 초등학생 아이들의 글을 첨삭하는 슬초 브런치 협회 다문화가정 글쓰기 봉사에 참여했다.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의 문장을 하나하나 읽고 고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단어 하나에 담긴 마음을 조심스럽게 다루다 보니, 문장보다 마음을 먼저 읽게 되었다.
그 시간 동안 문득 내가 우리 아이에게 어떤 엄마였나 돌아보게 됐다. 그리고 '언젠가 꼭 하고 싶은 일'이라고만 생각해 온 봉사활동이 지금, 내 삶 한쪽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아직은 서툴지만, 가족을 넘는 더 큰 공동체를 위해 쓰는 글이 있다는 게.
6월에는 친정 식구들도 오랜만에 모였다. 아버지 생신을 맞아 다들 시간을 맞춰 모였고, 그 식탁 위엔 이야기와 웃음이 오래 머물렀다. 함께하는 시간이 귀하고, 그래서 더 따뜻했다.
딸과는 주말에 서울국제도서전을 다녀왔다. 책 사이를 걷는 시간이 참 좋았다. 강의도 듣고, 전시도 보고, 서로의 취향을 공유하는 그 시간이 이달의 소중한 페이지로 남았다.
이번 달은 병원을 자주 다녔다. 남편은 건강검진 결과로 대학병원 진료를 예약해야 했고, 내시경으로 큰 용종을 제거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다행히 수술이 아닌 시술로 가능하다는 소견이 나와 조금 안심했다.
뇌졸중 이후 남편의 몸은 많이 변했고, 그와 함께 우리 가족의 생활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제는 수치 하나에도 더 민감해지고, 식습관이나 생활 리듬에도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된다.
나도 산부인과 정기검진이 있었다. 작년 4월 자궁경부암 상피내암 진단을 받고 시술 후, 주기적으로 받고 있는 검진이다. 별다른 문제없이 다음 검진일을 예약하고 돌아오면서 내 몸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다짐한 다음날, 운동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아들의 덤벨로 옆구리살을 빼보겠다는 마음은 좋았지만 결국 한의원 신세를 지며 기어 다니는 일까지 겪었다. 다행히 2주 만에 거의 회복되었고, 이제는 운동도 내 몸의 속도에 맞추기로 마음먹었다.
이제는 내 삶에 루틴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낀다. 계획만 하고 실행하지 않던 시간들이 결국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걸 안다. 그래서 6월에는 꾸준함에 집중했다. 달리기 초보지만, 런데이 앱을 켜고 주 3회 이상 뛰는 루틴을 지키고 있다. 하체 스트레칭, 영어 공부, 몸을 움직이는 작은 습관들이 하나씩 모여서 마음의 중심을 잡아준다.
'이제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 나를 조금씩 달라지게 만들고 있다. 어색하지만 기특한 마음. 스스로를 쓰다듬어주는 감각이 생겼다.
카페 광고 업체와는 계약을 재연장했다.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 긴 기간으로, 그만큼 신뢰를 받고 있다는 생각에 책임감도 함께 느껴졌다.
블로그 수익화에 대해서도 방향을 새로 잡고 있다. 예전처럼 '고상하게'만 있을 게 아니라 이제는 나다운 방식으로, 현실적인 방법으로 수익화도 고민하고 실천해보려 한다. 보험, 스레드, 전자책, 글쓰기 강의.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씩 꺼내어 가능성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중에서도 제일 잘한 건, 다시 브런치를 쓰기 시작한 일이다. 나를 위한 글을, 진심으로 쓰고 있다는 느낌. 한 글자 한 글자가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시간.
'잘되고 싶다. 잘하고 싶다.' 그 마음을 품고 다시 써 내려가는 지금, 나는 이미 나를 조금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나는 따뜻한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이며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힘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