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2월, 나에게서 온 편지>

by 은하


2026년 12월 31일 오전 9시.



마흔둘의 마지막 날, 영하 10도의 꽤 추운 날씨지만 미세먼지 하나 없이 맑은 하늘과 은은한 햇살이 내 책상 위로 내려앉는다. 올 한 해는 참 빠르게 흘러갔다. 하지만 그 속도가 버겁지 않았던 이유는 무작정 달리는 대신 나에게 맞는 내 속도를 찾았기 때문이다. 나에게 맞는 리듬으로 한 걸음씩 올라온 덕분에, 지금 내 마음은 어느 때보다 평온하고 단단하다.





올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성취는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수익 구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거실 한구석이 아닌, 팬트리를 개조해 만든 온전한 나만의 공간에 앉아 마감한 전자책 원고를 훑어본다. 1월에 세웠던 그 작고 선명한 목표들이 1년이라는 시간을 통과하며 어떻게 단단해졌는지, 원고의 문장들 사이에서 그 흔적이 읽힌다. "덕분에 제 삶도 변했어요"라는 누군가의 진심 어린 말에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면에서 들려오는 '수고했어, 너의 진심이 결국 너 자신에게 먼저 닿았네'라는 스스로의 축하가 가장 선명하게 들린다.




성장이 기쁜 진짜 이유는 이 과정 속에서 가족과의 시간 또한 놓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일을 핑계로 소중한 이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려 애썼던 노력들이 올해는 유독 빛을 발했다. 사춘기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바쁜 남편과 차 한 잔 나누는 여유를 잃지 않았다. 거실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글을 쓰는 지금, 일과 가정의 균형을 나만의 리듬으로 맞춰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차오른다.




깊고 진한 커피 향이 방 안을 채우고, 아침을 대신해 마시는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에는 나를 향한 응원이 담겨 있다. 꾸준히 계단을 오르고 스트레칭을 놓치지 않았던 시간은 7kg 감량이라는 숫자보다 '가뿐해진 몸'이라는 더 큰 선물을 주었다. 몸이 가벼워지니 마음도 한결 유연해졌고, 이제는 억지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나를 아끼는 기분 좋은 루틴으로 이 건강함을 이어가고 있다. 손에 쥔 머그컵의 온기가 오늘따라 참 따스하다.





단톡방을 열었다. 그곳에는 올 한 해를 함께 걸어온 성장메이트 멤버들이 각자의 결산을 나누며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서로의 정직한 발걸음을 지켜봐 온 이들의 존재 자체가 사랑이자 든든한 배경이 되어준다. "우리 정말 올 한 해도 잘 걸어왔네요"라는 짧은 인사에도 마음이 뭉클해지는 건,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걷고 있다는 안도감 때문일 것이다.






2026년에 세운 목표를 결국 실현해 냈다. 카페 제휴를 통해 월평균 200만 원의 안정적인 수익을 벌고 있으며,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이제 기대가 아닌 안정적인 기준이 되었다.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네이버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이제는 두 곳의 도서 블로그와 협업하며 가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전문가로 대우받는다. 이 성취는 내 삶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가장 크게 바꿔놓았다.




건강하고 에너지가 넘치며, 안정적인 수입 구조를 가진 사람. 나를 신뢰하며 나의 속도로 당당하게 걷는다. 1년 전의 나에게 "느리지만 멈추지 않았던 너의 발걸음이 이 모든 풍경을 만들었어. 고마워."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나만의 수익 루트를 만들고, 루틴과 감정 관리로 하루를 설계하며, 콘텐츠로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는 바람을 이루어냈다니. 숨이 깊어지고 어깨에 얹혀 있던 긴장이 스르르 풀린다.








2026년, 참 잘 살았다. 이 단단한 마음을 동력 삼아 다가올 2027년도 나답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다정하게 잘 살아낼 것이다. 그토록 바랐던 풍경 속에, 지금의 내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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