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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미라글방

씨앗은 흙을 기억한다

잊지마시라

by 꿈틀공장

한밤중에
말 한 줌을 심었다
손끝으로 조심스레
감정을 다듬고 묻었다

며칠 뒤 조용히 싹이 났다
내가 적은 문장 속에서
새벽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걸 누군가
따뜻하다고 꺾어갔다
물도, 이름도 남기지 않고

나는 다시
말을 심는다
누구도 훔칠 수 없는 방식으로

씨앗은 흙을 기억한다
그리고 흙은
늘 다시 무언가를 피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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