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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낯선생각 Jun 14. 2016

망망대해

짧은 생각

망망대해.


인생을 살아내면서

종종 난 바다 한 가운데 던져진다.

그것이 날 위해서이든, 아니든

그것이 내가 선택해서이든, 아니든

제 발로 혹은 누군가에 의해서

망망대해에 덩그러니.

그럴 때면

처음엔 그냥 어떤 감정도 느낄 틈 없이

막막하다가

이내 수 만가지 감정들에 점령당한다.


내가 여기서 정신 못차리고

주저앉아 벌벌 떠는

어린 아이로 만들어 놓은

내 환경과 부모를 원망하기도 하다가

날 자꾸 떠미는 사회와 그들을 미워하고

분노하기도 하다가

끝에 가서는 결국

이렇게밖에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하고

괴롭히는 것이다.


많은 것들이

나로 인해 망가지는 걸까?

내가 문제인 걸까?

행복하고싶어한 내 욕심때문인가..?


머릿속에 생각들이

엉키고 설킨 뒤에

더이상 정리도 하지 못할 지경이 되면

모든 것을 자포자기한 상태로

얽힌 실타래를 끊어버리려 한다.


그게 정답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얽힌 문제만 끊어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소중했던 기억도 사라지고

든든하게 날 지켜주던 힘도 사라지고

그냥 잘려져 나간 흔적만 남은 자리가

아프고 아플 뿐이니까.


수영을 배웠어야 했다.

진작 수영을 배웠어야 했다.

물이 무섭고, 바다가 무서워도

살기 위해서 수영을 배웠어야 했다.


물이 무섭다고,

바다가 무섭다고

피해버리면서 살아올 게 아니라

수영을 배웠어야 했다.


지금 바다 한가운데서

참 무섭고 슬프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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