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낯선생각 Mar 20. 2017

말 그리고 소문

짧은생각

살다보면

어찌어찌 살아내다보면

인생의 갈림길에 직면하는 상황이 온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안절부절 고민하고 괴로워한다.


그러다가?

나의 생각, 나의 고민의 결과는 저 멀리 던져버리고

주변사람들의 의견이나 생각에 따라

내가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일지라도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기도 한다.


예전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과학자가 원숭이를 상대로 실험을 했는데

원숭이 세 마리를 우리에 넣고

거기에 달린 작은 문에 바나나를 두었단다.


그리고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먹으려 손을 뻗으면

그 주변에 약한 전기 충격이 가게 했다.

몇 번의 시도로 세 원숭이는

더이상 바나나에 손을 대지않았다.


세 마리 중 한 마리를 내보내고

새로운 원숭이가 들어왔다.

바나나를 보고 팔을 뻗으려 하자

두 마리의 원숭이가 끌어당기고 깨물며

그 원숭이를 말렸다.


며칠 후 원래 있던 원숭이 한 마리를 또 내보내고

새로운 원숭이를 넣었다.

또 새로운 원숭이가 바나나에 손을 대려 하자

역시나 다른 원숭이들이 말렸다.


신기한 점은 처음에 있던 원숭이보다

두번째로 들어온 원숭이가 더 적극적으로

말렸다는 사실이다.


그 뒤로 몇 차례 같은 과정을 거치고

더이상 우리 안에는 실제로 전기충격을 받은

원숭이는 한 마리도 없게 되었다.

그리고 전기충격장치도 다 없앴다.


하지만 여전히 아무도 바나나에 손을 대지 않았다.


우리는 어떨까?


누군가 어디서 흘러나온지도 모르는 이야기에도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하며 '전기충격'을 믿는다.

원숭이처럼.


그리고는

전기충격이 죽음으로까지 와전되어서는

'바나나  근처에 가면 죽는대'..따위의 말이

진실처럼 번지고 결국 진실은 모르는 채로

그렇게 바나나가 썩어가는 걸 지켜볼 뿐이다.

살짝 군침은 삼키면서도.


나는 바나나에 다가가 손을 대보고싶다.

전기충격이 있다면 얼마나 센지,

견딜 수 있을 정도라면 바나나를 먹겠다.


내 인생은 어디까지나 나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가치관, 그들의 생각에

내 인생이 휘둘리는 건 너무 아깝다.


내 자신을 믿고 원하는 방향으로 가면서

진정한 행복-그것이 소소할 지라도-을 느끼며

살아가는 게 삶의 참맛이다.


내 인생의 갈림길에서

나는 나를 믿고 간다.

휘두르는 말들과 상황들은

내가 아니다.


작가의 이전글 뚜르- 내 생애 최고의 49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