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의 짧은 휴가가 끝났음을 알리는
메시지 소리가 방 안을 채웠다.
한 달의 시간은 나에게 충분하지 않았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반가움이 아닌 거부감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
돌이켜보면 나의 일상은 이중적이었다.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고,
남는 시간에는 프리랜서로서 일을 했다.
다행히 아르바이트는 크게 고되지 않았고
시간도 짧아 작업할 여력은 충분했다.
규칙적인 출퇴근, 정해진 업무.
그 안에서 나름 예측 가능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었다.
오히려 문제는 프리랜서의 작업이었다.
저녁 늦게까지 태블릿 앞에 앉아
클라이언트의 수정 요청을 반영할 때마다,
같은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내가 이 일을 평생 지속할 수 있을까?’
근본적인 질문이 태블릿 위로 유령처럼 떠다녔다.
누군가의 요구에 맞춰 나를 깎아내고,
단가와 효율로 치환되는 작업 속에서 나는 길을 잃어가고 있었다.
돈은 벌었지만, 정작 나를 지탱해 줄 원동력은 고갈되어 갔다.
답을 찾기 위해 아무도 모를 휴가를 냈다!
처음에는 한 달이면 충분할 줄 알았다.
잠시 쉬면 괜찮아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야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내 안의 목소리는 침묵했고
더 큰 거부감만 만들어낼 뿐이었다.
결국 나는 한 달의 시간을 더 보태기로 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그 시간 동안,
나는 비로소 내가 내 일을 싫어하게 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도구로서 소모되는 방식’을 견디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 고민의 막바지에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온
사장님으로부터 작업 의뢰가 들어왔다.
그분은 내가 일이 거의 없을 때에도
꾸준히 일을 맡겨주시던 고마운 분이었다.
무엇보다 내 작업을 존중해 주었고
무리한 수정 요청도,
야박한 납기일도 없었다.
휴가 중이었지만,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작업을 했다
그 후, 며칠이 지난 어느 날 플랫폼 탈퇴 버튼을 눌렀다.
스스로 마지막 퇴로를 끊어버린 순간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일을 지속할 용기가 없었다.
대책도 없이 퇴로를 끊어버리면 어떡해.
1월 1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다른 일을 구해야 한다고!
마음 소리가 한편에 들렸다.
그럼 나는 대답하기를
그~~ 렇게 많은 의뢰가 오지는 않았어!
0원이었던 적도 많았어 잊지 않았지?
라고 반박했다.
나름 유지해 보면 괜찮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때
나는 지난 시간보다는 오히려 앞으로의 시간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무슨 일을 시작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