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공동체로 합쳐가는 과정
지금의 신랑은 연애를 할 때도 참 많이 다정한 사람이었다. 결혼 이후 신혼인 지금에도 변함없는 다정함을 보여주는 사람인 것 같다.
우리 부부는 대화가 정말 잘 통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를 할 때 역시 대화가 정말 잘 통하는 서로였었다. 신랑은 평소 과묵한 편이지만 나와 함께 있을 때는 누구보다 수다쟁이 같았고, 나는 평소에도 수다스럽지만 신랑과 함께 있을 때는 더 수다스러운 사람이었다. 우리가 함께 시간을 보내며 어쩌다 다투는 상황이 와도 신랑은 내가 자신에게 나의 마음을 표현해 주길 원했고 평소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내가 표현할 때마다 귀 기울여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는 신랑과 함께 할 때면 갈등도 금세 마무리되곤 했다.
한창 연애를 하던 어느 날, 대화를 하던 중 우리는 서로의 경제상황을 가감 없이 오픈하게 되었다. 이후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랑이 먼저 내게 경제권을 넘기겠다는 말과 함께 용돈을 받아 생활하겠다는 의견을 제안해 주었다. 나는 부부 한 사람이 경제관리를 하며 경제 공동체가 되었을 때 자산이 빨리 형성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 그렇게 먼저 정리해 준 신랑에게 감사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경제 공동체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충돌이 없었던 건 또 아니었다. 용돈의 적정 액수를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1번의 갈등이 있었던 것 같다. 신랑에게는 용돈 외로 사회생활 할 때 비상용으로 사용하라는 의미의 신용카드 한 개를 활용하라는 내용도 덧붙여 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신랑과 나의 근로소득 일체는 내가 관리하며 신랑은 용돈과 비상용 신용카드를 갖고 부부 공동체를 시작해 보기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또, 우리는 명절을 포함한 각자의 부모님 생신 선물 등 기념일에 활용할 금액도 미리 결혼 전 액수를 합의해 두었고 부부생활에 있어 각자의 부모 혹은 형제와 관련된 지출에서는 30만 원이 넘어가지 않는 선에서는 알아서 상의 없이 해결하기로, 이외 넘어가는 금액은 상의하며 지출하기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덧붙여 우리 부부가 함께 형성한 공동자산에 상의 없이 운영을 한 내용이 향후 발견된다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기로 대화를 나누고 상의 없이는 결혼 전 오픈했던 경제상황 외의 채무 신규를 포함한 부부 공동자산을 마음대로 운영하지 않기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하루는 무리한 지출을 좋아하지 않는 나를 보며 신랑이 '왜 돈을 모으는지'에 대한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이에 나는 아낄 수 있을 때 아껴야 하며 그 시점은 아이가 학생이 되기 전까지로 생각하고 있음을 표현했다. 또, 향후 서울과 수도권 방향으로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매할 부동산에 우리의 총 자산 중 최소 적정 순자산은 어느 정도로 구상하고 있는지와 이에 앞으로 우리의 기간대비 저축액을 얼마로 목표하고 있는지를 설명해 주었다.
결혼을 준비하고 결혼 이후에는 많은 선택을 함께해 가며 신랑은 내가 설명한 소비 수준에 대해 이해해 주며 함께해 주려 더욱 노력해주고 있다. 또, 큰 금액이 소요되는 지출에 대해서는 결제하기 전에 한 번씩 내게 되물어보며 확인 후 결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우리는 여전히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렇게 반복해서 경제권을 합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