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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의 식탁 Feb 25. 2024

주말부부 VS 장거리 출퇴근

결혼 준비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신혼집 위치'

아무래도 거리가 거리인 만큼 결혼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받은 질문과 우리 부부가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부분은 신혼집 위치였다. 우리는 신혼집 위치를 고민하기 위해 서로의 직장 위치 중간지점에서부터 각자가 살고 있는 지역 등 정말 많은 동네를 결혼 준비기간 동안 치열하게 의논하며 부동산을 보러 다녔었다.


신혼집 위치를 고려하면서 우리가 앞서 의논한 것 중 하나는 주말부부를 할 것인지, 아니라면 남자든 여자든 장거리 출퇴근을 담당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우리가 오랜 결혼생활을 한 이후라면 주말부부를 망설임 없이 선택했겠지만 신혼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신혼기간을 주말부부로만 보내야 한다면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이 시간이 아쉬움으로 많이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일단은 장거리 출퇴근을 선택해서 살림을 합치는 방향으로 고민을 하되, 힘들다면 주말부부도 천천히 고민해 보자는 여지를 남기며 시작은 장거리 출퇴근으로 의견을 합치게 되었다. 다행인 건 신랑의 직장 위치엔 서울까지 기차 편이 많이 다니는 기차역이 있었다.


신혼집 위치를 고민했을 때는 서로의 직장 근무형태와 상황 등을 감안하여 최종적으로 신랑의 직장이 있는 지역에서 기차역이 가까워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위치한 아파트로 우리의 첫 보금자리를 선택하게 되었다. 보통 장거리 연애에서 결혼을 한다고 하면 여자 쪽에 맞춰주는 게 공식화(?)된 답변이라 하던데 우리 역시도 고민을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훗날 아이를 위해 친정 근처로 신혼집을 위치하기에는 내 직장에서 거리가 멀어져 합리적인 선택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신랑의 직장이 기차가 자주 다니는 교통인프라를 갖춘 곳에 있어 장거리 출퇴근(기차 1시간가량)만을 고민해 본다면 우리가 처한 환경에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근무형태로 보았을 때 주중 고정된 시간만 근무하는 나와는 달리 주말에도 이따금 출근이 필요한 신랑을 위해서도 적절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원하는 부동산을 찾던 중 마침 결혼식 바로 일주일 전에 우리가 원하던 가격대에 맞춘 합리적인 매물이 나와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고 우리는 결혼식 이후 2개월 간은 각자의 자취방과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며 신혼집의 인테리어와 가전, 가구 등 필요한 내용을 갖춰나가기 시작했다.


첫 보금자리로 선택한 신혼집과 커뮤니티 시설

개인적인 우리 부부의 취미로 보았을 때도 삶의 터전으로 이 위치가 꽤나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여행을 좋아하던 나는, 비슷한 취향을 가진 신랑을 만나 쉬는 날에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했는데 우리가 연애를 했을 당시, 서울 자취방에서 함께 쉬는 날을 보낼 때는 교통체증 때문에 이동동선에 많은 제약이 따랐던 것 같다. 반면, 신랑의 자취방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캠핑도 다니며 인근 지역으로 다양한 자연풍경을 보고, 맛있는 지역 특산물들을 먹으며 재미있게 보냈던 것 같다. 이러한 삶의 질을 감안했을 때도 신랑의 직장부근의 위치로 선택하는데 일부 고려가 되었던 것 같다.


얼마 전 가전을 구매하며 상담해 주셨던 직원 분을 통해 알게 된 사실로, 이 지역에서 서울까지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계신 다른 고객 분의 가전 구매를 도와주셨던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신혼집 마련 과정에서 이따금 지역 내 장거리 출퇴근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 알게 됐는데 앞선 경험들을 들어가며 내심 마음의 위안을 삼을 수도 있었던 것 같다. 학창 시절엔 통학시간이 5시간이 넘어가는 장거리 통학생으로, 그렇게 대학교를 졸업했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신랑에게 선뜻 시작하는 신혼집은 여기서부터 올라가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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