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에는 마트를 가는 매일의 일상
우리 부부는 손 없는 날인 어제와 오늘, 양일동안 하루종일 이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삿짐의 시작은 가전에서부터였다. 오전 9시 가전이 도착하기 전, 집 근처에서 맛있기로 소문난 분식집에 들러 김밥과 함께 떡볶이, 순대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가전 설치 기사님 다섯 분이 현장에 오셨고 에어컨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설치가 진행되었다. 약 3시간 정도 소요가 될 거란 말에 신랑은 집에 남아있고 나는 기사님들께서 드실 수 있도록 집 앞 빵집에 들러 간단하게 요깃거리가 될 수 있는 단팥빵 5개와 비타민 음료 한 박스를 사 왔다.
오전 9시를 시작으로 약 3시간에 걸쳐 가전 설치가 진행되었고, 큰 다툼이 없을 것 같았던 우리 부부의 결혼 후 첫 번째 부부싸움이 시작되었다.
결과적으로는 가전 설치시간보다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누며 화해할 수 있었다. 다툼의 시작은 스타일러 설치 위치였는데, 방구조로 봤을 때 나는 저쪽이 좋다 신랑은 이쪽이 좋다로 옥신각신을 했던 게 시작이었다. 돌아보니 아침부터 이사에 신경 쓰며 서로 피로하고 살짝 예민해지던 찰나 대화로 시작되어 대화로 마무리된 갈등이었던 것 같다.
이삿날이나 졸업식, 입학식 등에는 왜 중식요리가 생각이 날까? 신랑과 함께 이사한 오늘에 필요한 약간의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가 돌아서는 길, 오늘 저녁 먹을 메뉴를 함께 대화하다 그래도 '이사 첫날인데 짜장, 짬뽕 어떠냐'는 대화에 공감하며 마트에서 와인 한 병을 구매하게 되었다.
비록 와인 오프너가 없어 구매한 와인은 냉장고에 잘 보관 중에 있지만.. 이사 첫날 함께 먹은 짜장과 짬뽕이 정말 맛있어서 한 그릇을 남김없이 먹게 되었다. 항상 짜장면을 먹으면 양이 많아 남기곤 했는데 이 날은 소스까지 한 그릇 뚝딱 해결했던 것 같다.
첫 이사일 다음 날이자 마찬가지로 손 없는 날인 오늘 아침엔 살짝 구슬비가 내렸다. 어제는 산수유나무에 노란 꽃이 올라오듯 따뜻한 봄날씨 같은 날이었는데 오늘은 비가 살짝 내리는 날로 아침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신혼집 근처에 새로 오픈한 카페에 방문하여 오픈기념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을 마시며 저렴한 생활용품을 판매하기로 유명한 마트에 들러 욕실에 필요한 소모품 이것저것을 구매하여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도착한 집안을 둘러보니 비슷한 물건들이 두 개씩 구성되어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마냥 새롭게 다가오는 또 다른 손없는 날에 오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