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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니의 식탁 May 12. 2024

새롭게 찾은 일상

'이게 내 삶이구나'를 깨닫게 되었다.

날이 흐릴 때와 맑을 때, 그리고 비가오는 날에도 양손 가득 주먹밥을 들고 출근합니다.
신랑이 만들어준 아침 삼각김밥

새벽 알람 소리에 함께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는 나와 그런 내 곁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신랑의 모습.


퇴근 기차를 타고 역에 내렸을 때 전날 살짝쿵 말다툼을 해도, 언제나 제시간에 마중 나와 기다려주는 신랑.


혹여 신랑의 업무시간이 길어져 역 앞으로 마중 나와주지 못하는 날, 혼자 집까지 걸어갈 때면 연락하곤 하는 친정엄마와의 일과 보고 통화시간.


그런 일상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 주중, 결혼 후 달라진 생활 중 새롭게 맞이하게 된 요즘의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문득 '이게 내 삶이구나.'란 생각이 들게 되었다. 1인가구로, 본가에서 독립해 생활하던 시간들이 일상이었던 과거를 지나 신랑과 함께 같은 집에서 생활하며 함께 생활하는 방법을 익히고 있는 요즘, 주중엔 신랑과 함께 출퇴근을 하며 일과를 보내고 주말엔 함께하는 일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새롭게 찾은 나의 일상이라는 걸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퇴근 길, 신랑은 깜짝 선물이라며 꽃한다발을 사다주었다.

하루는 신랑에게 '주중 중에 목요일이 유독 피곤한 거 같아.'란 말을 흘러가듯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신랑은 어떤 목요일엔 내가 퇴근 후 반신욕을 할 수 있도록 욕조 가득 물을 받아 놓고 기다려줬던 날도 있었고,


또 어떤 목요일, 늦은 퇴근을 하던 신랑은 꽃다발을 들고 집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던 나를 놀라게 했던 적도 있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정말 모르냐'며 너스레를 떨어서 정말 무슨 날인지 생각하느라 애먹었던 기억이 난다. 결론적으로, 어떤 기념일도 아니었지만 출근길, 이쁜 꽃다발을 보며 문득 내 생각이 나 구매했다는 말을 덧붙여 주었다. 신랑 덕분에 꽃을 한 아름 안고 행복했던 목요일을 지나 다음 금요일, 직장에서 내내 힘을 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함께 화병으로 쓸만한 공병을 찾기 위해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아직 살림살이가 부족한 집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화병을 찾기도 했었다.

냄새에 이끌려 장보러 간 마트에서 씨앗호떡 두개를 구매해 먹었다.

부부가 함께하는 취미를 만들면 좋다는 이야기는 왕왕 들어왔는데, 서로 이미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자는 이야기를 일전에 나눠보았다.


우리가 결혼 전부터 함께하는 취미 하나는 여행을 들 수 있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검색하고 이동하다가 우연히 길을 잘못 들어도 잘못 든 길목에서 새로운 맛집과 풍경을 찾아볼 줄 아는 여유를 당시 남자친구였던 신랑은 갖고 있었고, 나 역시도 그 여유를 좋아했다. 결혼 후에도 이런 점이 참 잘 맞아 주말 혹은 함께 쉬는 날엔 이곳저곳을 놀러 다니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함께 즐기고 있다.


이번 주말은 창문을 열고 청소를 하는데, 날이 너무 좋고 시원해 집에만 있기 아쉽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아침을 먹자마자 세차를 하곤 온 신랑은 '같이 배드민턴 치러 가지 않을래?'란 제안을 해줬고, 일전부터 테니스든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싶던 내게 혹하던 제안이라 우리는 바로 집 근처 실내 체육관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정말 오래간만에 운동이라 힘들다를 연발했었는데, 신랑과 함께 배드민턴을 쳐보니 너무 재밌다는 생각이 연신 들었다. 신랑에게 '매주 주말에 1시간이라도 배드민턴 치러 나오자'는 제안을 했는데, 신랑이 너무 좋다며 그렇게 우리는 부부가 함께할 수 있는 운동취미로 배드민턴을 새롭게 찾을 수 있었다.


오늘 저녁은 내기 배드민턴에서 진 신랑이 저녁을 한 상 차려주었는데 이 또한 새로운 재미로 즐거운 일상을 맞이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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