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미술 테라피 팀에 참가하다
그토록 고대하던 호스피스 봉사활동 D-Day 가 왔다!
내가 돈달라는 것도 아니고 간곡하게 봉사활동 하겠다는데 거절당하고 좌절했던 시간들.. 높고도 높은 보이지않는 유리창벽에 지난 일년 얼마나 눈물 지었던가..
간절했기에, 그만큼 힘들게 시작한 것이기에 더욱 소중했다. 어찌나 설레던지 이 기쁨은 로또 일등 당첨한 것에 견주어도 더 클거라고 생각했다.
원래 Ward Support Volunteer 이지만 첫 날은 shadowing 해야하는데 나를 봐줄 선임자가 오는 날이 아니어서 ward는 다음주부터 가기로 했다. 그래서 사회복지사 파멜라의 추천으로 미술 테라피 팀에 참가하기로 했다. 작은 방에 미술도구가 가득 차 있었고 선생님과 다른 봉사자 세 명이 있었다. 환자가 한 명도 없어서 의아했는데 아무도 미술테라피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단다. 나는 불안해 졌는데 다들 평온해 보였다. 한국 같았으면 환자가 아무도 참가하지 않는다면 아트 테라피실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날은 실패라고 생각했을 것이었다. 한국은 봉사도 호객행위가 이루어지는데 여기는 자존감을 지켜주고 환자의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들은 전혀 문제없다고 말했다. 봉사자인 우리끼리 진행되었다. 물감부터 만들기용 등 재료가 많았다.
다들 아티스트셨다. 프로급의 실력을 가지신 분들이었다.
때로는 대화하면서 때로는 고요함을 즐기며 각자 한시간동안 그린 후 벽에 붙이고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나는 지금 healthcare assistant 로 일하고 있는데, 네덜란드에 호그백 치매 마을이 있는데 한국에도 이런 한국형 호그백 치매마을을 만들어 일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영국에 네덜란드에서 벤치마킹해서 곧 생길거라고 하는데 그런곳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멋진 꿈이라고 지지해 주었다.
호스피스 병원의 아트 테라피 팀은 환자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봉사자들의 힐링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봉사를 즐기는 것, 팀원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하는 것. 봉사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한국이랑 다르구나 를 느꼈다.
더 성숙한 문화인 것 같다.
솔직히 한국은 환자가 갑인 느낌이 너무 난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환자가 못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쩔쩔매게 된다. 이 곳은 그런 게 없다. 동양의 경로 사상 같은게 없어서 그런가… 서양의 개인주의 때문인가…여튼 한국과 다른 종류의 성숙한 문화라고 생각했다. 존중받는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