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시즌2] 1부. 기본소득 이전의 사회(1장)

1장. 왜 기존 복지는 작동하지 않았는가

by 밀리폭

한국의 복지는
부재 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많은 제도가 존재했고,
많은 이름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없어서가 아니라,
작동 방식에 있었습니다.


이 사회의 복지는
언제나 선별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누가 더 어려운지를 가려내고,
누가 더 자격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도움은
언제나 질문과 함께 주어졌습니다.
왜 가난해졌는가.
왜 일하지 않는가.
왜 지금 이 상황에 이르렀는가.
설명할 수 있는 사람만이
지원에 접근할 수 있었고,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은
제도 밖에 남았습니다.


복지는 점점
돕는 제도가 아니라
증명하는 제도가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행정은 복잡해졌고,
조건은 늘어났으며,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지원은 있었지만, 안정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제도를 통과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쪼개 설명해야 했고,
때로는 실패를 더 크게 증명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종종 증명을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복지는 위험을 줄이지 못했고,
위험은 개인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이 제도는
사람이 넘어지지 않도록
바닥을 깔아 주기보다,
넘어진 이유를 묻는 데
더 익숙했습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꾸었습니다.
누가 더 어려운가가 아니라,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항상 경계선 위에 서 있게 되었는가.
왜 지원이 있어도
삶은 계속 불안정했는가.


기본소득은
이 질문들 위에서 등장했습니다.
대안이어서가 아니라,
다른 선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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