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 [시즌2] 1부. 기본소득 이전의 사회(2장)

2장. 노동은 여전히 충분한가

by 밀리폭

노동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일하고 있었고,
도시는 여전히 돌아가고 있었으며,
서비스는 하루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일이 없어서가 아니라,
일의 형태가 달라졌다는 데 있었습니다.

이 사회의 노동은
더 이상 하나의 직업으로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계약은 짧아졌고,
업무는 쪼개졌으며,
고용은 호출의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의 일터가 아니라
여러 개의 플랫폼에 연결되어 있었고,
한 달의 소득은
대부분 사후에야 알 수 있었습니다.

일은 계속 있었지만,
그 일은
다음을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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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소득은
여전히 시간과 노력의 대가로 주어졌지만,
자본소득은
이미 위치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노동은
일한 만큼 받았지만,
자본은
가지고 있는 동안 불어났습니다.

잠자는 동안에도
가치가 움직이는 자산과 달리,
노동은
움직이지 않으면 멈추었습니다.

이 격차는
노력의 차이가 아니라,
출발선의 차이로 굳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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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와 인공지능은
노동을 단번에 대체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노동을 잘게 나누었습니다.

하나의 직무는
프로젝트가 되었고,
프로젝트는
건별 계약이 되었으며,
계약은
언제든 종료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되었습니다.

해고는 줄어들었지만,
갱신되지 않는 계약이 늘어났습니다.

불안은
통지되지 않았고,
실업은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일하고 있었지만,
제도는 그들을
‘안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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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은
정규직을 기준으로 설계되었고,
연금은
연속성을 전제로 했으며,
복지는
단절 없는 경력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의 노동은
단절을 전제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일을 하고 있음에도
항상 경계선에 머물렀습니다.

일은 있었지만,
보호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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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에는
‘일하지 않는 사람’보다
‘일해도 안전하지 않은 사람’이
훨씬 많아졌습니다.

문제는
노동의 양이 아니라,
노동이 삶을 지탱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다시 바뀌었습니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가가 아니라,
일이 끊겨도
삶이 무너지지 않는 구조가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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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은
노동을 부정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노동이 더 이상
안정의 조건이 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안정을 노동 외부에
다시 세우기 위해
등장한 선택이었습니다.

이 사회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일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했을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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