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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꺽정 Aug 03. 2022

여름이 행복한 세 가지 이유

수박, 맥주, 그리고 바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는 꿉꿉한 여름날이 이어지고 있다.

내 기분처럼 지나치게 쨍쨍했다가, 한순간에 폭우가 내리쏟는 변덕스러운 날씨, 그 안에서 오늘은 우산을 챙길까 말까 고민하는 하루하루.


저녁을 먹고 배가 너무 불러서 잠시 걸으려고 바깥에 나갔다. 해는 이미 넘어갔는데, 여전히 찜통에 들어온 것처럼 훅훅 열기가 마스크 안에 고인다. 삐질삐질 땀이 배어나는데 여름의 매력이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봤다.



일단 뭐니 뭐니 해도 수박,

커다란 수박을 한통 사다가 한참을 공들여 깍둑썰기로 몇 통을 채워두면 그렇게 마음이 든든할 수가 없다. 에어컨을 켜 두고 아래에서 먹는 수박의 맛이란, 달고 시원해서 이것이 오직 여름에만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과일가게에 가면 이번엔 또 얼마나 맛있는 수박을 골라주시려나 두근두근, 수박을 쪼개어 얼마나 잘 익었나 확인하는 그 순간의 스릴이란!


다음으로는 맥주.

평소에 술을 그렇게 즐기지 않는데도 여름에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캔을 잡아드는 시간은 언제나 짜릿하다. 샤워를 마치고 나와서 조금은 더운 팔에 찌르르 차가운 맥주캔을 가져다 대면 갑자기 몸의 온도가 3도쯤은 내려가는 기분이다.

그리고 캔을 따자마자 한 모금 쭉- 들이키는 것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물론, 한 캔을 뜯어서 다 마시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지만, 이 또한 여름의 매력. 여름에 느낄 수 있는 큰 행복이다.


마지막으로는 바다.


훅훅 더운 열기와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서 이미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모래사장 위를 깨끔발로 걷다가 바닷물에 발을 딱 담갔을 때의 시원함은 생생한 감각으로 남아있다. 봄에도, 가을에도, 겨울에도 멀게만 느껴지는 바다. 그어둔 선을 넘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여름뿐이다. 여름에 즐기지 않으면 그저 풍경의 일부로 존재하는 그 바다.


이렇게 보니 수박과 맥주와 바다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더위가 여름의 진정한 매력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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