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전의 흐름에 따른 군사전략의 발전 방향

by 밀덕여사

미래전을 예측하는 일은 차세대 군사력 건설 방향에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미래전을 ‘지정학과 군사과학기술 간 조화’라고 보고 있다. 지정학과 군사과학기술의 비중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분석하면 미래전 양상을 예측할 수 있다.

냉전 시대에서는 지정학을 군사과학기술이 뒷받침하는 구조였다. 1972년 미중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된 것은 미국이 구소련의 위협을 중국의 힘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

냉전 종식 이후엔 군사과학기술이 지정학을 뒤집었다. 정찰감시-지휘통제-정밀타격(ISR-C4I-PGM)의 일체화는 지정학보다 군사과학기술이 미래전을 주도하는 대표적 능력으로 인식됐다. 대규모 지역전쟁이나 국가 간 전쟁 보다, 면밀한 탐지력과 정확한 타격 능력이 미래전 준비의 기준이 됐다. 장기간 군사력을 운용해야 하는 지정학적 가치가 감소되고, 분초 단위를 부여하는 군사과학기술이 전장을 선도하는 전환기가 된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래전 개념은 다시 한 번 큰 변화를 맞았다. 당시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와 아프간의 대테러 전쟁 마무리를 위해 무인기, 스텔스, 원거리 순항 미사일 등으로 물리적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국제테러 집단의 테러의지를 무력화시키려는 ‘정보전’을 전개했다. 상대방이 재래식 방법으로 미국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고가의 미래전 장비와 무기체계로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전쟁을 한 것이다.

최근 미래전의 방향은 비정규전, 전·평시 구분의 모호함, 하이브리드전, 전장터의 도시화 등으로 흘러가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에 의해 학습능력과 살상력을 갖춘 무인기 또는 로봇이 표적 선택, 중요도 결정 및 우선순위를 부여하게 된다. 전쟁의 주체가 인간에서 기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향후 지정학과 군사과학기술간 비중을 측정해야 한다. 전략과 작전술은 군사과학기술 발전 수준과 속도를 따라 가지 못한다. 승리는 손자병법 논리보다 군사과학기술 우세에 의해 결정된다. 또 숙련된 전사를 로봇으로 빠르게 대체해야 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살상을 수행해 인간이 전장을 주도할 여지가 줄기 때문이다.

비싼 방어 보다 값싼 공격도 핵심이다. 이란과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을 위협하지만, 미국은 방어하기보다 공세적 수단을 선호하고 있다. 아울러 전쟁 비용이 낮아져 전쟁 유혹이 커진다. 미래전에서는 무인체계, 자동화, 인공지능, 빅데이터로 인해 불과 수백 달러로 살상 기계를 전쟁에 투입할 수 있다.

한국군도 이런 시대 흐름에 발맞춰 나가야 한다. 이미 손바닥만한 디지털 전장정보 감식기와 소형 무인기가 개인 전사의 필수품이 된 시대이지만 한국군의 군사 전략은 지정학, 재래식 전쟁의 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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