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스티븐스 (줄리아 하트 감독, 2016)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었다.
티모시 샬라메가 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고른 영화였는데.
“쉬울 줄 만 알았죠. 괜찮을 줄 알았죠.”
영화 시작에 스티븐스의 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미스 스티븐스는 고등학교 국어교사다.
아이들과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토론을 하고, 과제를 안 해오는 학생에게 충고도 하고.
평범한 교사처럼 보인다.
이 교사가 빌리, 마고, 샘을 데리고 주말 동안 연극대회에 참석하는데, 학교 밖으로 나온 스티븐스는 뭔가 부족하다.
경고등이 들어온 차에 아이들을 태우고 장거리 운전을 한다. 아니, 경고등이 들어온 줄도 몰랐다. 항상 할 말 다하는 똑 부러진 마고가 어떻게 고장 난 차에 학생들을 태울 수 있느냐고 항의하는데 변론의 여지가 없다. 타이어에 펑크까지 나 버리니 욕이 절로 튀어나온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는 욕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학생 셋과 교사 하나. 매일 보고 얘기하지만 서로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연극대회에 함께 하는 사흘간 서로를 이해해 간다.
행동장애가 있는 빌리는 스티븐스의 슬픔을 알아챈다.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에서 아픈 사람을 알아보는 건 더 아픈 사람이라던 할머니의 말처럼. 빌리는 아이이지만 교사 스티븐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파서 우는 그녀를 안아준다.
스티븐스는 대회에서 실패한 마고를 위로한다. 괜찮다는 둥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는 둥 거짓 위로가 아니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하고 스스로 다른 재능을 찾아내도록 유도한다.
마고는 관계 맺기에 상처 받은 샘을 위로한다. 그리고 샘은 마고와 함께 빌리가 과제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화의 기술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들은 이렇게 진실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이해한다. 서로를 안아주며 온기를 나누고....
빌리 문제로 힘들어하는 스티븐스에게 한 교사가 잘난 체 하며 말한다. 자신은 실력 있고 일 잘하는 교사라고. 아이들과 감정적으로 엮이지 않아 힘들지 않다고. 그는 그녀에게 내면적인 것에 관심을 두지 말고 바깥에만 머물러야 한다고 충고한다. 하지만 어떻게? 아이들이 바로 앞에 있는데....
아이들과 엮여서 힘든 게 교사라는 직업이다. 그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성장시키고 또 그들에게 위로받고 사랑도 받는다.
미스 스티븐스가 빌리에게 부모님한테 이야기하고 기대라고 했을 때, 빌리도 스티븐스에게 말한다.
"선생님도 기댈 사람이 필요해요"
그렇다. 교사도 불완전하고 아프고, 기댈 사람이 필요하다.
아이의 그 말이 얼마나 위로가 되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