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의 선택

완벽한 준비보다 더 중요한 것

by mimi

가끔은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을 때가 있다.

20대 때부터 디자인과 미술 관련 아르바이트와 일만 해왔던 나는
언젠가 카페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품고 있었다.
지인의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는 모습을 옆에서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커피 머신을 다뤄본 적은 없었다.


캐나다 어학원에 다니며 친구들을 사귀고 카페를 자주 찾던 중,
어느 날 한국인 사장님이 운영하는 카페에 들어가게 되었다.
저녁에 문을 여는 카페를 찾다 우연히 발견한 곳이었다.


외국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사장님도 우리 또래처럼 보였고, 성격도 무척 친화적이었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그 카페에 머물렀다.


그때 문득
‘여기서 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배워보고 싶었던 커피를 배우고,
일을 하며 영어도 쓸 수 있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소 같았으면 그 생각은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이상하게도 직접 물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캐나다라는 환경이 나에게 준 용기였는지,
아니면 더 이상 생각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았던 탓인지 모르겠다.
전에 읽었던 책에서 보았던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괜히 떠올랐다.


결과는 예상보다 간단했다.
사장님은 흔쾌히 알려주겠다고 했고,
이전에도 그렇게 배우고 다른 카페로 옮긴 사람이 있었다고 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친구들은 놀란 표정이었다.
나 역시 큰 기대를 하고 물어본 것은 아니었지만,
막상 일이 되자 생각보다 많은 것이 달라졌다.
행동해야만 다음 장면이 열린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실감했다.


한 친구는
카페에서 일하게 된 사실보다
기회를 보고 직접 움직였다는 점이 더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환경이 나를 조금 더 용감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그 순간 실제로 자리에서 일어나 물어본 사람은 나였다.


그 질문 하나가 이렇게 많은 장면으로 이어질 줄은 몰랐다.


그 이후로 한국에 돌아오기 전까지
그 카페에서 커피를 배우고, 사장님과는 친구가 되었다.
그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캐나다 생활의 많은 장면들을 쌓아갔다.


지금도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하고 싶은 일이 생겼을 때
완벽한 준비보다 작은 행동부터 해보려 한다.
그날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