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서 부유한 여자〉

무게를 겁내지 않고, 흐름을 두려워하지 않는 비행


비행기는 하늘을 가른다.

쇳덩어리가 어떻게 저 거대한 공중을 뜰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날개 위와 아래의 공기 흐름 차이, 그 작은 차이가 양력을 만든다.

비행기는 결국, 무게보다 더 큰 ‘흐름’을 타며 뜨는 것이다.


배도 그렇다.

물 위에 실린 수많은 무게에도 불구하고,

그 무게와 같은 힘으로 물을 밀어내기 때문에 가라앉지 않는다.

배가 떠 있는 건 가볍기 때문이 아니라,

“밀어낸 만큼 버텨낸다”는 단순한 원리 덕분이다.



나는 이 원리를 내 삶과 겹쳐본다.


나는 한동안 너무 많은 걸 쥐고 있었다.

책임, 기대, 아쉬움, 그리고 욕심.

그 무게들 때문에 자꾸만 가라앉았다.

그런데

떠 있는다는 건

무게가 없어서가 아니라,

흐름을 타고, 나를 지탱할 만큼의 힘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리라.



흘러서 부유한다는 건,

나를 짓누르던 무게를 무조건 버린다는 뜻이 아니다.

어떤 건 덜어내고, 어떤 건 비워두고, 또 어떤 건 새롭게 채우며


내가 내는 힘과 세상의 힘이 균형을 맞출 때,

나는 비로소 둥~ 하고 떠오른다.


바람의 방향에 몸을 맡기는 비행기처럼,

물결의 리듬을 타는 배처럼,

나 역시 삶의 흐름 속에서 내 양력과 부력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나이, 경험, 버거움.

이 모든 것은 나를 가라앉게도 하지만,

동시에 내 삶을 더 단단히 떠오르게도 한다.

떠 있는 사람은 결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무게를 품으면서도 침몰하지 않는 사람,

그가 진짜로 흐르고 부유하는 사람이다.


무게를 겁내지 않고, 흐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자.

나는 이제, 가라앉지 않는다.

흘러가며, 떠오르며, 부유한다.

그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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