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없어 행복했습니다

by miel




# 비로소 내가 바라던 하루가 왔다



20대에는 제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기를 바라고 40대에는 제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오래전 미니홈피에서 읽었던가.. 나는 문장의 진리를 맞장구치며 40대가 되면서 음미했었다. 맞는 말이었다.

그 문제가 없는 하루를 그렇게도 찾아 헤매었건만 그것이 지금 오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나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이제 내 인생의 그때가 된 것이다. 내가 언제 노력을 하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가... 물론 너무 지쳐서 대충 했을 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 지금은 축복이 내게 오고 있음을 느낀다. 어디까지나 내일은 모를 일이지만 현재까지는 그렇다.


무슨 차이일까를 생각해보면 브런치의 작가 승인을 빼놓을 수가 없다. 물론 몇 년에 하나씩 삶의 숙제들이 해결되어 가고는 있었다. 작가를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다짐을 기점으로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작가라는 화두가 내 삶에 들어왔고 실컷 글을 쓰며 지내다가 직장에 들어가고 난 후부터는 쉼 없이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고, 잠을 잔다.




# 글이 껴안은 나의 삶



글은 내 삶의 모든 문제들은 껴안는다. 내 삶이 그를 껴안는 것이 아니라 글이 내 삶을 보듬고 나아간다. 그것은 내가 살아있는 이유가 되고 태어난 이유가 되어 내 삶의 허무함을 하나하나 제거하면서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꿈꾸는 자의 희망이다.


행복이라는 것은 격정적인 어느 한 시점이 아니라, 잔잔한 일상이 계속 이어지는 순간이 아닌가!라고 깨우쳤다.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이 즈음이 기특해서 행복하고, 운 좋게도 편안히 글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직장이 안정되어 감에 감사해서 행복하고, 나의 마음이 갈팡질팡 방황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가는 모습에 너무나 행복하다.




# 다만 여유 있는 작가 놀이는 아닙니다



이런 삶을 기대했던 것은 아니다. 그저 가끔 글을 쓰면서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왠지 매일 글을 쓰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돗는 것처럼 무엇인가를 쓰고 싶어 노트북을 연다. 그리고 정신없이 써지던 시간이 가고 이젠 무엇을 쓸까를 생각하는 시간이 왔다. 흰 여백에 커서가 깜박거리는 시간을 몇 분을 보내고 한 가지 단상을 쓴다.


그로부터 글을 써진다. 글은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의미가 부여되면 스토리가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나의 정신은 격정적으로 터질듯한 시기를 지나 이제 잔잔한 녹턴의 도입부 같은 시기가 되었다.

모두가 안정적이고 루틴적이며 심지어 가장 행복한 날일 거라고 상상한 모습을 지금 맞이하고 있다.



# 잔잔하게 일상이 흘러가는 시간



행복이라는 것은 격정적인 어느 한 시점이 아니라, 잔잔한 일상이 계속 이어지는 순간이 아닌가!라고 깨우쳤다.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이 즈음이 기특해서 행복하고, 운 좋게도 편안히 글을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직장이 안정되어 감에 감사해서 행복하고, 나의 마음이 갈팡질팡 방황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가는 모습에 너무나 행복하다.


막연히 인연이 맺어지지 않고, 혼자 있는 것도 너무 좋아하는 성향이어서 혼자 살아가야겠다는 결단을 하고 3년이 지나가는 이 즈음 내가 혼자 살기를 잘했다는, 어쩌면 나의 무의식은 지금의 모습을 이미 예감하고 있었다는 듯이 너무나 완벽하게 내가 원하는 삶 속에 내가 들어와 있는 것이다.




# 그대에게도 오리라



책을 반납하고 돌아오는 길에 어둑해지는 가로등 밤거리 사이로 산책로가 보이는 데 그 산책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성적이 되어버리고는 이내 산책이 주는 행복도 갖자고 다짐하며 차가워진 겨울밤 거리를 걸었다.

사무실에서 우리는 서로의 애환을 공유하고 퇴근한다. 일상의 어느 한순간도 싫지 않는 이 행복을 감격한다.

그리고 그 행복을 꾸덕꾸덕 고통스러웠던 과거들에게 보상한다.


인생이 살아볼 만한 것은 결단코 현재의 고생이 영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춘은 세상도, 나도, 무엇도 정립되지 않는 시기이다. 또한 주거나 생계 많은 것이 안정되지 않아 지극히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불안하고 힘이 드는 시기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거쳐야만 할 인생의 한 과정이다.




# 인생은 정말 멋진 곳이다는 것을 느끼게 되길



나에게 맞는 곳을 찾아 헤매고 헤매다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직장이, 주거가, 결혼이, 어느 한 곳에서 머물 곳을 찾으면 비로소 나이가 40이 너머 50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생을 보는 자신의 관점과 철학도 생기고 크게 부딪히지 않고 크게 상처 주지 않는 삶이 결국 자신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간이 온다.


인생은 정말 살아 볼 만하다. 그런 말을 할 때가 그대에게도 오리라. 그러니 너무 많은 짐은 내일의 시간에게 맡기고 오늘 하루 분량의 짐에 최선을 다했으니,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을 다독이며 소소한 것에 감사한 밤이 되길 바란다. 이만해서 감사하다. 정말 다행이다. 라고 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다 보면 정말 좋은 날들이 온다. 감사해할 때 행복이 온다. 그대의 영혼이 클래식처럼 잔잔히 흐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