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누구나 있는 우울

by miel





# 인간이 인격을 갖기 시작했을 때



인간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우울이 있다. 어찌 보면 인간이 인격체로서 권리가 생긴 이후부터 아니 생계를 너머선 어느 시대부터 누구나 우울증을 앓고 살아간다. 성서의 구약과 신약이 나눠지는 이유는 생계를 위해 살아야 했을 때와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전 인구적으로 존재성을 띄기 시작할 때로 나눠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왔다.


인간은 상대적으로 우울하다. 누구보다 부족해서 우울하고, 누구보다 약해서 우울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떤 한계를 느낄 때마다, 우울감을 느끼는 데 이것은 아마 인간이 유한한 존재임을 우리의 내면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딱 100년 동안만 산다.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 내일 사라지더라도 치열한 오늘 하루



잔소리 많으셨던 큰 어머니 몇 해전에 돌아가셔서 지금은 만나 뵐 수도 없고, 나의 아버지는 저녁식사를 하시고 일어나시다가 넘어지셨는데 뇌출혈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셨다. 나의 어머니도 그리고 나도 몇십 년 안에 생사를 달리 하겠지.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오늘의 치열했던 하루가 참 어이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내일 눈을 감을 지라도 오늘 알지 못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숙명을 갖고 태어났기에 열심히 살았음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고 잘한 일이다. 다만 이 간극에 대하여 사유하는 인간은 가끔 이 멀고도 아득한 차이가 종이 한 장 차이인 것이 너무나도 모순적이고 어딘가 적응되지 않으며 해결되지 않는 한계점인 것이다.




# 철학은 끝내 다다르지 못할 진리



철학은 그래서 끝을 맺지 못했고 어떤 이는 답을 찾지 못하고는 절망하였으며, 때로 누구는 미쳐버렸으며 많은 사람들은 아예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그런 것이라는 것이 우리에게는 최선의 답인 것이다.

뭐 어차피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하여 나로선 그냥 사유하는 취미를 가지며 살아간다.


완전히 진리는 절대 알 수 없다 하더라도 가끔 어떤 인생을 관통하는 통찰을 얻어 내기도 하는 재미로 살아가는 것이다. 절대적 기준으로, 나를 기준으로 살아가기로 하였다가도 향상성은 다시 나를 심판대 앞에 세우고 상대적으로 저울질하여 현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공개한다.




# 내 우울의 본질은 배부른 욕심



그로 인해 발전이 되고 성장하는 것이므로 향상성을 미워할 수 없다. 아니 사실은 그를 사랑한다. 나의 정체성 같은 것이고 그것이 나를 이 자리에 오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결론을 말하자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절대적 기준으로만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절대적 기준으로는 아주 잘 살았다. 어제보다는 분명히 더 나았다. 10센티 성장하였다. 그러나 타인들에 비하여 나는 여전히 많은 한계를 가지고 있다.


에잇. 글이 나를 어이없다고 비웃는다. 고수들을 기준으로 비교했다는 것이 탄로 난 것이다. 그래서 나의 우울 중 일부는 불행하지는 않은 그저 배부른 욕심이었다는 것도 밝혀진다. 나는 당연히 오늘 행복해야 한다. 큰 사건 사고가 없었고, 나의 오늘의 일상은 안전하기 때문이다. 내일 일은 알 필요는 없고 말이다.




# 나에 대한 답답함



나의 행복의 기준이 일정 정도의 일용할 양식이 채워지면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아직도 직장에 실력과 실적에 멈춰있다는 것도 보인다. 아직도 나는 이 세상에서의 고민에서 독립하지 못하였다.


나의 진정한 목표는 작가가 되는 것이다. 나의 행복의 기준은 책을 많이 읽어가는 것. 글쓰기가 잘 되어 가는 것. 그리고 영감이 잘 떠오르는 것. 그것이 되어야 한다. 관점을 바꾸기가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구나를 깨닫는다. 나의 행동은 이미 글에 집중하고 나의 루틴은 책을 읽고 글쓰기를 성실히 해주고 있음에도 나의 관점은 여전히 생계적 고민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다.




# 작가가 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본능을 알고 있다



내 깊은 곳에서는 작가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지. 전업작가가 되기는 쉽지 않다. 베스트셀러 정도는 되어야 먹고살 수 있을 터인데 그것이 쉽게 될 리가 없다. 일 년을 목표로 열심히 글을 쓰지만 솔직히는 삼 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 년은 긴장용 목표이다.


적당히 우울한 것은 긍정적인 것이다. 글은 오히려 이럴 때 잘 써진다. 무언가의 불협화음. 일치되지 않는 모순. 인간의 한계가 없으면 글이라는 게 철학이라는 게, 미학이라는 게, 예술이란 것이 생겨났을까!

한계가 있기에 그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향상성과 부딪히며 수많은 도서관의 책들이 즐비하게 탄생한 것이다.




# 세상의 모든 비밀들



진리는 하나의 원칙이다. 세상의 모든 비밀의 원칙이 확실하게 수학적으로 증명된 세상에서 궁금한 것이 있을까. 오직 진리만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기에 이 모든 사유는 재미이자 놀이이다.

오직 우리는 물음으로 부터 찾아낸 작은 진리인 것 같은 이론이 창작되고 있는 것이다.


진리에 가까워 지기는 할 수 있을 지라도 진리일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결단코 모든 것들에의 완전한 진리에는 다다르지 못한다.

오늘도 사유의 시간 속에서 이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