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실종

by miel



머뭇거리기 싫어서 뒤를 돌아 누워 버렸었다.


생각과 이념이 부딪히는 꼴을 보기전에

끝장을 보려 했다가 기가막힌 글에 홀딱

흡수되어 버렸으니


시를 찾아 맨홀 속 시궁창을 떠돌아야

되는 이 찾아버린 심각성을 해후하다.


보이지 않는 우물의 깊이 따위

소신없이 찍혀진 땔감을 언제부터

사모했노라고 갑자기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내 마음이 이리 숨막힐 줄 몰랐노라고

스무살 꽃에게 전하였다가 서둘러 올라가는

슬픈 소리로 우는 기찻간에 숨죽이며

까만색 도화지를 창밖에 던져 버렸다.


뜨거움에 숨막히던 감자에게 난 아직 널

잊지 못하였노라 고자질 하다가

영영 사라져 버릴까

창문에 급히 쓴 고백을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