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해의 마지막 날은 일 년 동안의 일들을 돌이켜보고 또한 계획을 세우고 싶게 한다. 물론 시간이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것이며 세상은 영원속에서 존재하지만 시간을 만들고 인생이 만들어진 이유는 성장과 발전이라는 인간의 존재목적에 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2.
인간은 시간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인간은 상황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 인간은 상대의 마음을 계속하여 조정할 수 없다. 인간은 건강을 자기 의지대로 컨트롤 할 수 없다. 인간은 날씨를 조정할 수 없다. 인간은 생로병사에 관여할 수 없다. 인간은 태어나서 노동을 통하여 고단한 인생을 살면서 그것을 위로해 줄 사랑을 품고 살아간다.
3.
20대에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많은 사고와 좌충우돌 속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아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운전하고 가고 싶은 목적지로 갈 수 있는 것이나 먹고 싶은 음식을 주문하여 먹는 것과 잠을 잘 수 있는 것. 즉 주어진 하루에 내가 살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전부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살 수 있는 누릴 수 있는 자유는 결국 하루이다.
4.
내일 일을 전혀 알 수 없는 인간. 또한 과거의 행위와 결론으로부터 주어진 과거 속에서 주어진 삶을 살아갈 뿐이니 인간이 세상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주어진 삶의 하루에 최대한 인격과 관계적으로 물질적으로 발전을 이루며 노력하는 자유를 가지고 있는 존재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 이 주어진 생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오늘 하루를 자기 내면에 최대한 의사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5.
그렇게 살기 위해서 우리가 가져야 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는 만족이다. 자족이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발전할 수 있는 에너지와 관점을 갖게 된다.
불만족이란 내게 주어진 상황에 대하여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주어진 현재라는 상황에 인간은 관여할 수 없다. 우연이라는 혹은 신의 섭리라는 뜻으로 이루어진 현재를 인간이 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은 오늘만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6.
만족하지 못한다고 해서 화가 난다고 해서 억울하다고 해서 우울하다고 해서 변화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며 오히려 원인이 어찌 됐든 부정적인 감정 자체가 오늘의 시간을 더욱 나쁜 방향으로 흘러가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부정적인 것은 반드시 부정적인 상황과 결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혹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이거나 더 높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것이 그 정도만의 긍정으로 갔을 수도 있다.
7.
만족하지 못하는 삶은 결국 자신에게 해가 된다.
만족하는 삶은 여유를 준다. 삶 자체를 즐길 수 있는 틈을 준다. 커피를 마시면서 음미하는 시간 같은 것을 말이다. 티비와 너튜버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고 무의식적으로 살아가는 때가 많다. 상황이 주는 메시지나 상대가 주는 말의 진의를 알아보는 등의 생각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너무 빨리 목적을 이루는 데에 급하게 가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다시 되돌아 가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8.
그러면 에너지와 시간이 낭비되며 반복이라는 것이 주는 인간에게 지치는 요소들로 인해 부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만족한다고 해서 발전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만족이라는 것은 이만하면 됐어 라는 만족이 아니라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 결과에 대하여 순응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존재성을 정확하게 인식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굴복이 아니라 객관적인 인식이며 더 완벽해지는 인간에 대한 이해의 관점이다.
9.
허망함이라는 것은 기대와 현실이 다른 결과를 낳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때가 정년퇴직과 노후에 접어들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바로 인간의 삶이 100년이라는 시한부라는 것과 생의 목적에 대한 자기 내면의 의미를 찾지 않고 피상적인 것들에 가치를 두고 살았을 때 느끼게 된다.
10.
개인적으로 인생이 풍요롭지 않았고 고단한 생을 살았지만, 늘 자신이 원하는 내면의 목소리를 찾느라 열중하였다. 남들이 뭐라건 말이다. 본인이 경험하지 않고 그것의 가치를 알 수 없으니, 경험을 해볼 수밖에 없고 또 인생은 그러라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나 또한 세상의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고 살아보기로 했고, 사회정의를 외치며 변혁을 꿈꾸기도 했다.
11.
그것은 모두 내게는 허망하였다. 인간은 자기 내면이 추구하는 것을 외면하면 자신의 삶을 살았다고 말할 수 없는 허망함에 휩싸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내면의 자아를 찾는 일에 열중하게 되었다. 기본적인 생활의 구조를 안정시켜가는 노력을 해나가고 글을 쓰면서 현실에 대한 고민과 내면의 목소리와 접점을 찾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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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글쓰기의 목적은 작가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도와주는 헬퍼의 역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으로만 사라지는 상념들과 자기 내면에서 원하는 것들을 만나게 해주는 공간이 바로 글쓰기인것이다. 가끔 나는 정리형 인간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고민이나 문제가 정리되어야 움직이는 형이며 자신감을 갖는다. 아마도 그래서 정리해 보기 좋은 글쓰기가 나는 좋은 것 같다.
13.
한 해를 마감하면서 작년 이맘때를 돌이켜 본다. 그동안 자신을 무시하며 현실을 위해 살았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안정기에 접어들어 제주도를 다녀오며 자신을 위해서 살고 싶은 한 해를 시작하였고 그것은 좋은 인연을 만나는 것이었고 그 소망은 이루어짐으로써 한해를 마감하고 있으니 그 과정 동안 많은 부침이 있었으나 그것이 모두 경험과 연륜이 되어 지금의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14.
내년의 소망을 생각해 본다. 큰 틀의 변화를 원하는 것은 없다. 지금 가진 삶의 틀이 잘 진행되고 주어진 이 삶의 틀에서 좀 더 풍요롭게 인생을 만들어가며 누릴 생각이다. 그래서 소망이라면 지금 내게 주어진 교회학교 교사라는 사명을 잘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직장의 안정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 연인과 행복한 시간을 누리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이다.
15.
만족을 누리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누리며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면 발전은 저절로 이루어진다. 마음의 자세와 행동이 최상의 상태로 가져가기 때문이다. 지금 현재 나는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 더이상의 불만이나고민이 없고 평화롭고 평안한다. 내가 자주 쓰는 문장인데 한 해의 마지막에 이 문장을 쓰고 싶다.
[ 긍정적인 것은 늘 해피엔드라는 결론을 낳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