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면 가끔 파열음이 날 때가 있다.
안부를 전했는데 비꼬는 답장을 받는 다든지 시큰둥한 말투로 잔상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사람 편이 되지 않았다거나 성격이 맞지 않아서 깊은 관계가 되지 못한 경우이다. 그게 상대에게는 서운한 일이었다는 것이며 그 서운함을 그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운했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건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더 상황은 꼬인다. 긁어 부스럼 만드는 느낌이다. 최대한 그 일들을 잊어버릴 수 있게 하는 것만이 방법이다. 그 사람의 생각이 명확히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그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서로 의견 대립이 일어나니 더 깊은 관계를 가져가기가 거의 어렵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저 나는 관계가 좋아지기를 기도하며 똑같이 안부인사를 나누며 교류하는 방법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세상을 살면서 힘든 일은 바로 이런 것이다. 어쩔 수 없는 일들에 대하여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그 사람들과 공유하며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멘털 강화 훈련을 하고 있는 지금은 예전처럼 그 일들이 나를 괴롭게 하지는 않고 있지만, 그 사건들은 나에게 사람들의 관계가 힘든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나 역시도 그러한 때가 있었지. 또한 나에게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다. 관계에 대한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위선적인 것은 정말이지 싫었다. 그런데 그럴수록 나의 마음도 이상하게 화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딪힘은 더 큰 사건이 되고, 관계는 깨어지고 직장에서 그런 일들이 발생하면 정말 미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내가 위선적이라도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가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경제적으로 생계에 위협을 느끼지 않았던 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대하는 반응은 내 마음의 상태와 비슷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 너무 힘들고 어려우면 웃을 수가 없는 것이다. 우울증을 앓게 되거나 세상에 대한 분노로 화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생계에 위협을 느낌에도 평온한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뭔가... 그것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멘탈 강화 훈련일 것이다.
돈에 물질에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마음의 평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내공을 갖는 것 말이다. 완전히 생계가 어려운 상태에서 평안한 상태를 유지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뇌과학에서는 생계가 어려운 스트레스를, 인간은 목숨을 위협받는 공포로 느끼는 뇌 상태가 되어 버린다고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들어섰음에도 그 공포를 모든 국민이 느끼는 듯하다. 가난하지 않는 데도 가난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성공하지 않으면 가난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성공을 하지 않으면 뭔가 큰 잘못이라도 하고 있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공과 생계를 같은 말로 치부되고 있는 듯하다.
성공하지 않으면 뭔가 크게 잘못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사는 시대인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공하지 않아도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성공보다는 여유를 택하였다. 그리고 정신적 풍요를 택하였다. 둘 다 가질 수는 없나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둘 다 가능할 수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단지 내가 그런 실력이 되지 않고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어떤 욕심도 내 삶에 행복을 주지 않았다. 나는 누구보다도 정신적인 만족과 지적 욕구를 가지고 지냈으나 그것 또한 물질적 욕망처럼 불만과 불안정한 상태를 불러왔다. 내가 주목한 것은 욕심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욕심이 내가 가진 재능보다 너무나 넘쳤기에 나는 불행하게 살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늘 얼굴엔 불만이 가득했고, 뭔가 고뇌하는 피곤한 스타일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을 것이다.
일단 나는 욕심 자체를 없애고 있다. 더 정확히는 내가 할 수 있는 정도의 성장 기준을 찾고 있다. 이른바 나 다움 나 답게 살아가는 틀을 만들고 있다고 할까... 정신적인 내면적인 영역은 욕심을 부린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마음을 텅 비워놓고 여유를 가지면 더 잘 보이는 것이다. 일도 관계도 사랑도 나에 대해서도 그렇다. 모든 분야에 공통적인 같다.
이른바 객관화가 되는 것이다. 텅 비워놓은 상태에서 보면 향상성의 본능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낀다.
그러면 그때 이끌리듯 움직이는 것이다. 의식이 아닌 본능에 의해 움직인다. 그러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 된다. 인위적인 의지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는 것 같다. 한정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엄청난 에너지를 매일매일 쏟아부었는데 소모전이었던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지금이 좋은 것은 에너지를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속에 나쁜 생각을 품으면 음악이 정말 나쁘게 되고,
마음으로부터 진심으로 연주를 하면 음악도 정말 진심이 느껴지게 되는 게,
음악이 정말 무서운 점이기 때문에...
- MBC 인터뷰 중에서 , 임윤찬
상대에게 감정을 어긋나게 하는 것은 내가 나쁜 감정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 다 감정이 좋을 수 없다. 그러나 아예 안 볼 사람이 아닌 바에는 젠틀함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문제는 거의 모두 감정의 사소한 부딪힘에서 일어난다. 그 사소한 부딪힘은 부드럽고 친절한 말투가 아니었기 때문이 많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 말이다. 말은 정말 칼이 되기도 하고 사랑이 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나는 나를 위해서 젠틀함을 택하였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사람과의 부딪힘에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형이다. 누군가와 부딪힘은 나에게 큰 사건이 된다. 그리고 나의 삶을 우울모드로 바꿔버린다. 그리고 그 관계는 정말 위험해진다. 감정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관계는 회복되기 어렵다. 그래서 극단으로 치닫기 전에 나는 부딪힘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먼저 인사하며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지 "아 그러세요" 하고 지나거나 심하지 않은 반응이면 화재를 돌려 자녀나 일에 대한 근황을 물으며 대화를 갖고 종료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상대가 어떻게 나오든 간에 끝까지 부드럽고 친절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 방법이 가장 좋았다.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고 유쾌하지 못한 뒷맛이 있는 느낌이지만 그 관계에서는 그 이상 좋은 방법이 없었다. 그리고 내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좀 더 근본적으로 상대에게 힘든 어떤 일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과거의 아픈 상처가 계속 그 사람 안에서 생채기를 내고 있을 수도 있고, 자녀가 속을 썩이거나 지금 하는 일이 굉장히 힘들다거나 굉장히 외롭다거나 많은 일들을 그 사람에게 있을 것이다. 나도 그때 바늘 하나 들어갈 수 없을 만큼 불안과 공포가 꽉 차 있으면 사람을 받아줄 넉넉한 여유 따위는 존재할 수가 없었다. 내가 모르는 그의 상황도 있을 것이다.
언젠가는 아직 이 정도인 내가 좀 더 성숙해지면 아마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게 될 것이다.
나는 오늘도 다짐을 한다. 여유를 갖고 욕심부리지 말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것들에 반응하자.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성실히 지낼 것이다. 돈도 인간관계도 직장도 그 어느 것도 나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귀하게 사랑하며 이 평안한 마음을 지킬 것이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나는 행복할 것이다. 그것은 나의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