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잘하고 글도 잘 써” 처음 이 말을 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종종 들었던 이 말 때문에 나의 글쓰기가 시작되었다. 글을 참 잘 쓴다는 한 마디에 정말로 내가 글을 잘 쓰는 줄 알았다. 그런 착각 속에서 시작된 글쓰기는 즐거움이었다. 글쓰기가 어렵지 않고 즐겁게 다가왔던 것이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게 해주지 않았을까. 그때는 쓰는 것 자체가 좋았던 거 같기도 하다. 책을 읽는 것보다 글을 쓰는 것이 더 좋았고, 무엇을 쓰든 그냥 쓰는 것이 재미있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리 있게 말하고 공감되게 글을 잘 쓴다는 소리를 종종 들으며 글쓰기에 관심이 생기고, 정말로 잘 쓰는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 졌다. 그렇게 나에게 찾아온 글쓰기다. 그동안 몰랐던 글쓰기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난 글쓰기를 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모한지를 느껴야 했다. 세상에는 작가가 아닌데도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이렇게도 많다니,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그것도 긴 시간 글쓰기에 대해 공부하고 배우고 실천한 사람들도 글쓰기가 어렵다는데 난 글쓰기가 재미있다는 건방진 생각을 하다니..
그렇게 뭘 모르고 시작한 글쓰기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건방진 생각일지언정, 나에게 글 쓰는 시간은 재미있는 시간이다. 글쓰기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 싶다. 배우고 익혀서 보기 좋게 잘 가꾸어진 글도 좋지만, 설익은 것처럼 어설퍼도 진심이 담기고 공감할 수 있다면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의 글쓰기는 계속되고 있다. 말도 잘하고 글도 잘 쓴다는 이야기를 떠올리며 생각해 보았다. 유창하게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고급 진 표현으로 잘 다듬어진 글을 쓰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런 말을 했을까?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마음에 와 닿은 느낌이 들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듣는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아 위로가 되어 힘을 얻고,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글이 내 이야기 같아서 공감이 가고 마음이 따듯해짐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글이 아닐까? 글쓰기를 통해 큰 위로를 받는다. 글쓰기를 통한 소통의 즐거움을 느끼며, 배우고 성장한다. 내가 그렇듯, 누구라도 어느 한 사람, 내가 쓴 글에 공감하며 위로받고 즐거울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이고 기쁨이 되지 않을까, 내가 글쓰기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