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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Apr 05. 2021

오늘은 날 사랑해

어느 봄날, Love Today를 만나다


난,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을까?


어떤 계기로 시작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부지런히 나를 챙기기 시작했던 무렵에 이문세 님의 Love Today란 노래를 만났다.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어쩌면 가사 하나하나가 나에게 딱 맞아떨어지는지, 그때의 내가 떠오른다.


어느 해 봄날, 달라지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했던 거 같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무엇인가를 해내지 못했을 때의 반응을 보면 분명 그런 면이 있어 보인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쯤이었을까,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말하는 노래 가사가 나를 때렸다. 그래 좀 못하면 어떻고 좀 나중에 하면 어때.  충분히 잘 해왔으니 이제는 좀 덜해도 되지 않아? 란 질문을 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이문세 님 팬이었다. 요즘은 방송에서 보기 힘들고 새로운 노래가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공연도 보러 다니고 새로운 노래가 나오면 나오자마자 CD를 사서 노래 가사를 달달 외울 정도로 종일 듣기도 했었다. 광화문 연가를 비롯해서 많은 노래들이 국민 노래가 되어  위로가  되어주었던 노래들.. 주옥같은 명곡들에 빠졌었다. 물론 지금도 여전히 명곡으로 불리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옛날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밴드를 시작했다는 데, 그때는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알 수 없는 인생이다.


좋아하던 이문세 님의 노래 가사에 빠져 그렇게 변해보자 다짐하고 노력했던 봄날,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여행이었다. 그동안 다 팽개치고 오롯이 나의 시간을 갖고자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그때부터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 있어, 오늘은 나를 사랑해,라고 마음을 먹으니 그렇게 힘들었던 선택들을 너무나도 쉽게 나를 위해 결정할 수 있었다.


봄날을 시작으로 한동안 나를 위해 열심히 살았다. 그래 봤자 일 년에 몇 번 안 되는 일탈이지만, 그럼에도 그 시간이 좋았고 행복했다. 그렇게 좋았던 시간이 오랫동안 유지되지 못해 아쉽지만,  그때의 마음은 여전히 내 안에 자리 잡고 있으니, 언젠가는 나를 위하는 시간을 찾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시샘을 받을 만큼 날 너무 사랑했을까? 과하면 모자람만 못하다더니 잠시 또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마음은 사랑 가득이지만 몸은 근심 가득이었던 몇 년의 세월, 그렇게 또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잠재워야 했지만, 다시 맞은 봄날에 또다시 사랑하고 싶다.


아프면 어때, 좀 늦어지면 어때, 그럴 수도 있지, 그럴 수 있어, 다른 사람 상관없이, 마음의 무게 없이 오늘은 날 사랑해.  내게 좋은 것만 생각해, Love Today~~


햇살 좋은 봄날에 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Love  Today를 흥얼거린다.


다시 봄이다.



 https://youtu.be/OVApgHOK-Q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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