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맞춰가며 사는 건가 봅니다
만원의 행복
그칠 줄 모르는 장맛비, 비 피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비 오는 주말,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우산을 들고 함께 걷습니다.
가까운 산 입구에 물이 많이 불어 있는 계곡을 보며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물 흐르는 소리가 폭포수 떨어지는 소리처럼 크게 다가옵니다.
시원하게 발도 담그고 불어난 물길을 사진으로도 담아봅니다. 물보라의 시원한 느낌이 좋습니다.
계곡에서 한참을 보내고 나니 배가 고픕니다.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칼국수가 생각났습니다.
비도 오고 차가운 물에서 노느라 추워진 몸을 데우기 위해 칼국수를 먹으러 갔습니다.
칼국수와 파전에 막걸리를 주문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실, 난 곱창이 먹고 싶었어~"
"그래? 그럼 곱창 먹자고 하지, 왜 칼국수 먹으러 왔어?"
"자기가 칼국수 먹고 싶어 하는 거 같아서"
" 참 나~ 곱창도 좋은데"
이런 대화가 오갔습니다.
지금보다 더 젊을 때는,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먼저 말했습니다. 그러면 저는 그냥 맞춰서 먹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지요. 물론, 제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때도 있었지만, 많은 부분은 제가 맞추는 일이 많았더랬지요.
나이가 들고 보니, 대부분을 맞춰줍니다. 마누라가 귀해진 것일까요?
먹고 싶다고 하면 무조건입니다. 본인이 먹고 싶은 것이 있어도 뒤로 미룹니다.
남자는 나이 들면 철든다더니, 이제 철든 걸까요?
철든 남자와 만원의 행복을 누려본 주말 오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