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편이 되어주지 않아서 서운했어?
아들과 남편, 누구 편을 들어줘야 할까요?
아버지와 아들, 부자 갈등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고부갈등은 흔하게 들어봤습니다만, 부자 갈등으로 제가 이렇게 곤란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시부모님은 언제나 제 편이 되어주셔서 고부갈등이나 시댁에서 무슨 일이 있어서 힘들었던 기억은 없습니다. 남편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시부모님이 워낙 저를 챙겨주시는 편이라 불만이 있다 해도 불만으로 표출할 만큼 크지 않은 일들이어서 그냥 잊히는 것들이었지요.
남편의 성향을 말씀드리자면 보수적이면서도 꽤 합리적인 성격인데요, 한 번씩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만들 때가 있습니다. 보수적인 면을 강하게 내세울 때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 부분은 특히 아들에게 많이 작용합니다. 아들과 남편의 신경전으로 중간에 낀 제가 아주 힘든 상황이 되기도 합니다.
아들을 제압하려 하거나 아버지를 이기려 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서로가 성향이 너무 다른 것이 문제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에게 아들은 수다를 나누는 친구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퇴근 후 저녁을 먹으며 나누는 수다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한 후 같은 직장인으로 대화가 오가는 시간, 하루 중 가장 즐거운 시간이기도 합니다. 학생 때 나누던 대화와는 또 다른 즐거움도 있고 동질감도 느끼면서 사회초년생이 들려주는 사회생활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곤 하지요.
먹고 싶은 것을 말하라고 하면 엄마가 먹고 싶으면 아들도 그것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엄마에게 다 맞춰주는 마음이 그저 고맙고 감사하지요. 어쩌다가, 개인주의의 성향을 보여서 이기적으로 보일 때도 있지만,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는 분명 다르더군요. 한때는 서운한 마음에 못마땅했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대부분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부터는 그것도 서운함을 접었다지요.
아들은 제 편이 확실합니다.
남편은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사는 소신이 뚜렷한 사람입니다.
남자가 해야 할 일과 여자가 해야 할 일을 구분하던 때가 있었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변하다 보니, 스스로 변하고자 노력해서 지금은 많이 변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아직까지 변하지 못한 원칙들이 몇 가지 있으니 그것으로 부딪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각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대화를 할 때도 신경 쓰며 조심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내 생각을 말할 때도 한 번 더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말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인의 생각이 아직 변하지 않은 대상에 대해 말할 때는 그렇게 조심해야 하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보수적인 성향이 많이 사라지긴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늘 합리적인 결론으로 마무리가 되어 제가 큰소리를 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지만 그 과정에서는 서로의 생각이 팽팽하게 맞서기도 하지요.
옳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고집을 부립니다. 어떤 설득에도 굽히지 않아서 퍽퍽하기도 합니다.
가끔은 한 발 물러서서 타협할 줄도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지만, 타고난 성향을 완전히 바꾸기는 쉽지 않겠지요.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맞추며 살아갑니다.
남편은 제 편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생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 아들과 남편입니다.
서로 의견이 달라 팽팽하게 맞서게 될 때 가장 힘든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한치의 양보도 없는 주장을 보면서 답답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더라지요. 아들 생각도 맞고 남편 생각도 맞고 틀린 건 아닌데 서로 달라서 어긋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서로 인정해주면 좋으련만... 그것이 그렇게 어려운가 봅니다.
아들 편을 들자니 남편이 서운해하고 남편을 응원하자니 아들이 속상해합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결론이 안 납니다. 또 불편해서 그냥 보고만 있지도 못합니다.
고부갈등도 부부갈등도 아닌, 부자 갈등에 엄마이면서 아내인 제가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아들과 남편, 누구 편을 들어줘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