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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Oct 06. 2021

책 읽기도 때가 있나요?

반성문



틈만 나면 책을 읽던 때가 있었다. 읽는 재미에 푹 빠져 밤을 새우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다른 일을 못할 때도 있었고 어디를 나서기보다 조용히 책을 읽는 것이 더 재미있을 때가 있었다. 어떤 장르라도 가리지 않고 즐겨 읽던 시절에는 나이가 들어도 책을 읽으며 살아갈 줄 알았다.


조금씩 줄어들던 책 읽는 시간은 이별이라도 하듯 책을 멀리하게 되었다.  다양하게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기억 속에 남아있는 책이 없다. 무엇을 읽었는지 그저 읽는 행위만 기억할 뿐 내용은 사라지고 없다. 책을 읽으며 인생 책 한 권쯤 남을 법도 한데 그것도 없다. 기억에서 사라졌다가 남들이 이야기하면 그제야 책의 제목과 내용을 기억해 낸다.


요즘은 오랜 시간 책을 읽기도 힘들다. 종이로 된 책은 더더욱 읽는 횟수가 줄어들고 그나마 전자책이라도 읽는 것이 다행이지만, 눈의 피로가 상당하다. 책 읽기를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다. 모든 방해 요소는 휴대폰 안에 다 들어있는 듯하다. 휴대폰이 없으면 책을 많이 읽게 될까? 책도 휴대폰으로 읽는 세상이니 휴대폰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커피 대신 우유 한 잔을 들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글을 쓰고자 하면서 책을 읽지 않는 자신을 발견한다.  반성하면서도 책 읽기 실천이 되지 않는다. 읽고 싶은 욕심은 많아서 읽겠다고 쌓아둔 책은 많다. 읽지도 않으면서 책은 사고 또 산다.


열렬하게 책을 읽던 시절에는 책을 다 살 수 없어서 도서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책을 대여해서 쌓아두면 기분이 좋았다. 든든함이 느껴져서 행복했었다. 요즘은 기간 안에 다 읽지 못해서 연장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저 읽고 싶은 욕심일 뿐이다.


그래도, 책을 읽고 싶어 하는 마음이 남아있어서 다행이다. 그 마음마저 사라졌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책 읽기 좋은 때는 언제일까? 책 읽기에도 때가 있을까? 읽고 싶을 때, 읽어야 할 때 바로 그때가 책 읽기에 좋은 때가 아닐까.


읽고 싶은 욕심만 키우지 말고 읽는 시간을 키우자. 사고 또 사서 쌓아두지 말고 쌓여 있는 책부터 읽자. 나는 지금 책을 읽고 싶다, 바로 지금이 책 읽기 좋은 때다. 한 권의 책을 골라보자. 좋은 계절 가을이다.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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