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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미 Feb 09. 2022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행복이다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며


한 달이 지났다. 새벽에 일어나 둘레길을 한 시간 걷고 출근하게 된 것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지난해 양가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서 1년을 힘들게 보내면서 느꼈던 것은 내가 아프면 자식들이 고생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부모를 모시는 우리 세대와 달리, 자식들 세대에서는 부모를 극진히 봉양한다는 것이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 될지라도, 물질적이든 심적으로든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으니, 그것도 고생임에는 분명하다.



그렇게 몸과 마음이 힘든 한 해를 보내고 나니, 더 이상 아프지 않은 몸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다짐한다고 건강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노력은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시작된 새벽 산행, 하루에 한 시간의 걷기는 힘들 줄 알았던 예상과는 달리 의외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아침에 깨워주고 동행해 주고 운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코스를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고맙다. 중간중간 사진도 찍어주고 풍경도 담아주고 어두운 산길을 혼자가 아닌 둘이 걸을 수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오늘도 산행을 다녀왔다. 아직은 어두운 산길이다. 달빛이 없으니 더 깜깜하다. 하늘에 별 하나 보이고 저 멀리 내려다보이는 도시의 불빛이 세상을 밝힐 뿐, 온통 사방이 어둠이다. 하산길에 어쩌다 볼 수 있는 사람을 만났다. 혼자서 올라오는 아주머니, 발길을 멈추더니 사람을 만나니 정말 반갑다며 아는 체를 하신다.



어두운 산길에 잠시 멈춰 서서 이야기를 나눈다. 언제 올라갔는데 벌써 내려오냐고 물으신다. 산이 가까이 있어서 좋겠다고 하신다. 이른 새벽에 차를 이용해서 먼 곳까지 와서 산을 오른다는 그분은 용감하기도 하다. 곧 날이 밝아오겠지만 혼자서 나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다.








가까이 산이 있어서 이른 시간에 멀리 가지 않아도 산을 오를 수 있는 환경이 새삼 감사하다. 새벽 산행을 하겠다고 하니 기꺼이 함께해 주는 남편의 동행이 고맙다.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주어진 환경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몸이 되어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겠다고 시작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아프게 된다. 하루하루 건강을 다지는 시간이 쌓여 누구보다 건강한 내가 되고 싶다.



나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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