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미 Apr 22. 2022

신당동 떡볶이집 DJ를 아시나요?

그땐 그랬었지


신당동 떡볶이집 DJ를 아시나요?



신당동 하면 떡볶이가 생각날 정도로 유명해진 신당동 떡볶이입니다. 신당동이란 동네 이름만 들어도 떡볶이를 먹던 시절의 추억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올라오는듯합니다. 서울에 올라와서 직장 생활을 막 시작하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시절에 신당동 떡볶이집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우정을 쌓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였습니다.



떡과 라면, 쫄면, 계란, 만두와 야채를 넣고 빨간 양념과 넉넉한 인심까지 얹어 프라이팬에 가득 채워 넘치도록 쌓인 떡볶이를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끓이면 끓일수록 맛있어진 떡볶이가 더 맛있게 느껴졌던 이유는 집집마다 있던 인기 DJ의 역할이 한몫했지요.



손님들이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도록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는 DJ의 능력에 따라 집집마다 인기순위가 매겨졌어요. DJ를 좋아해서 단골손님이 생기기도 했지요. 떡볶이 매출이 음식 맛보다 DJ의 능력에 따라 달라지겠다 싶을 만큼  DJ의 인기가 큰 몫을 해냈었지요.









정말 오랜만에 신당동 떡볶이집에 다녀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신당동에 가게 되었는데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문득 그때의 추억이 생각나서 찾아가 보고 싶어 지더라지요. 다행히 그리 멀지 않아서 추억 돋는 신당동 떡볶이집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에 들어서서 멀리 가지 못하고 가장 가까운 곳으로 들어갔는데, 세상에나 DJ가 아직도 있네요.



서울에 살면서도 거의 20년 만에 찾아온듯합니다. 특별히 올 일이 없으니 일부러 찾게 되지 않았는데 우연히 방문해서 DJ를 만나게 되니 너무나 뜻밖이었고 정말 반가웠습니다. 옛날에는 신청곡을 쪽지에 써서 구멍으로 넣어주면 DJ가 노래를 틀어주곤 했는데, 요즘은 신청곡을 카톡으로 받더군요. 세상이 변했습니다. 하긴, 긴 세월이 흘렀네요.



떡볶이집 안으로 들어서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추억을 더듬어 찾아왔지만, 이미 옛날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어깨 부딪혀 가며 먹었던 좁디좁은 떡볶이집은 사라지고 대형 식당이 들어서 있네요. 어지간한 고깃집보다 훨씬 넓고 세련된 모습입니다.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추억에 빠져 기대를 너무 많이 했나 봅니다. 예전의 그 기분이 전혀 나질 않습니다. 일단 음식이 나오는 모양부터 다르네요. 수북하게 쌓여서 넘치던 인심은 사라지고 빈약해진 떡볶이를 보니 묘한 기분이 들더라지요.  입맛이 변해서 떡볶이 맛도 그 맛이 아니라고 해야겠습니다. 추억은 추억일 뿐....








기억에 남아있는 추억 중에서 변하지 않고 반겨주는 것이 있었으니, 마복림 떡볶이였습니다. 그 시절, 최고였지요. 지금의 맛집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줄을 서서 기다리고 먹었던 떡볶이,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모른다고 했던 떡볶이 맛을 이제는 며느리도 다 안다고 하네요. 재밌네요.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세련되고 깨끗하고 반듯하게 정비된 모습은 보기 좋았으나, 그 시절 느꼈던 감성은 사라지고 없으니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야말로 대형 식당처럼 운영되고 있더군요. 어쩔 수 없는 변화겠지요.



참으로 오랜만에 우연히 추억 찾아 나서본 신당동 떡볶이집, 환경도 변하고 그때 먹었던 맛은 아니었으나 그곳에서 보냈던 지난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즐거웠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모든 것은 세월 따라 흘러가겠지요. @단미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선물한 겨울》전자책 출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