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 줄, 꽃이 피었다

도시락 싸서 산에 가고 싶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

by 단미


김밥 한 줄

생수 두병

배낭에 넣고 산에 오른다.


가벼운 배낭

발걸음도 가볍다.


여느 때 같으면 산에 가는 날 아침은 분주하다.

도시락을 싸고 과일도 하나 담고 중간중간 먹을 간식을 조금씩 담다 보면

배낭이 묵직해진다. 무거워진 배낭은 어깨를 무겁게 하지만,

함께 나누어 먹을 생각에 기분은 좋아진다.


산에 오르기 좋은 계절이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누구와 함께 산행하기에는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강제성을 두고 철저한 거리두기 실천을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산행 후 뒤풀이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해서 충격을 준 것이 며칠 전 일이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여지없이 발생하는 확진자, 주말이면 산으로 몰리는 사람들로 인해

산행이 편치 않다.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산을 오르는 행복을 이렇게 방해받을 줄이야..


하늘은 맑고 구름은 두둥실

바람은 살랑살랑 기분은 상쾌하게

즐거운 마음으로 산에 올랐던 시간들이 그립다.




배낭 속 김밥 한 줄




산을 오르며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있다.

땀 흘리고 난 후 맛보는 점심시간이다.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모여 산행할 때

각자 싸온 도시락을 나눠먹는 맛은 그야말로 꿀맛이다.


정을 쌓고 맛을 나누는 시간이다.

다 먹은 빈 도시락에는 행복한 추억을 듬뿍 담아갔지만,

당분간은 추억을 담을 수 있는 도시락을 준비하기는 쉽지 않겠다.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겠지.

모든 것을 개별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요즘은 김밥 한 줄을 준비한다.


산에 올라 김밥을 먹다 보니,

푸짐한 음식만큼이나 돈독한 정을 나누었던 도시락이 그리워졌다.

한송이 꽃처럼 허공에 피어오른 김밥 한 줄,

오래전 일도 아닌데 도시락을 먹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


누구는 김치 맛이 좋았고

누구는 장아찌 맛이 일품이고

누구는 산에 오면서도 너무나 예쁜 도시락을 싸와서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손맛이 없는 나는 겨우 내가 먹을 도시락을 준비하기에도 벅차지만,

산에서 나눠 먹는 맛은 무엇을 먹어도 최고의 맛이다.


함께 어울리는 시간이 주는 행복이다.







산마저도 안심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단체 산행은 자제해야 할 것이며

공기 좋은 산에서도 마스크는 필수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산이 문제가 아니라 산행 후 사람들의 행동이 문제다.

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이 큰 거 같다.

산행 후 뒤풀이까지 산행이라고 연결 지어 생각하는 것일까,

푸르름 가득 안고 가슴이 탁 트이는 청량감을 맛볼 수 있는 행복을 스스로 져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나 하나 괜찮겠지 하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힘들게 쌓은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것을 보았다.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일상의 행복을 빼앗아 간 코로나 19,

힘들게 지켜내고 있는 거리두기와 멈춤 기간,

부디 잘 지켜서 하루빨리 보통의 날이 찾아왔으면 좋겠다.


배낭 속에 담아왔던 그녀들의 손맛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