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초고 완성을 하고 그 속도에 제가 놀랐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빨리 쓸 수 있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 당시, 코로나 확진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쓰는 시간을 선물한 거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으면 날마다 조금씩 쓰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겠지요.
그렇게 쓸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그렇게 쓰지 않았다면 바쁜 와중에 초고를 쓰느라 많이 힘들었을 거 같거든요. 요즘 다시 바쁜 시기라 여유가 없어서 퇴근 후 밤늦게까지 쓰는 시간을 가져야 했을 텐데, 정말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완성되지 않은 글이지만 초고를 다 쓰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거든요.
잠시, 초고에서 멀어지기 위해 일주일 정도 휴식기를 가지고 퇴고를 하라고 하시던데, 저는 또 시간이 없어서 하루 쉬고 바로 퇴고를 시작했습니다. 바쁘면 야근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시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초고를 써놓고 퇴고가 늦어진다면 흐지부지 시간만 흘러갈 거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퇴고가 시작되었습니다. 책 쓰기를 하시는 분들의 고충 중에서 퇴고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글을 자주 봤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힘들면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일까? 겁을 잔뜩 먹었습니다. 백지에서 초고를 쓰는 것이 더 힘들 거 같은데, 모두가 퇴고가 가장 힘든 일이라니 저도 퇴고 앞에서 무서워졌습니다.
과연, 초고 쓰기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내가 고치는 일인데 이토록 힘든 일인 줄 몰랐습니다. 읽고 고치고, 다시 쓰고 고치고, 다시 읽고 또 고치고. 고치다 보니 초고를 썼던 분량이 자꾸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분량을 채우고 다시 고치기를 반복하는 일이란, 정말 두 번은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될 거 같습니다.
그런데, 몇 권의 책을 쓰고 계속해서 책 쓰기를 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니,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책 쓰기도 퇴고하는 것도 처음이라 이렇게 힘든 것일까요? 그것은 아닌 것 같고 할 때마다 똑같이 힘들 텐데 책 쓰기를 하시는 작가님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일주일 동안 1차 퇴고를 마쳤습니다. 눈앞에서 글자가 아른거리고 머리 위에서 글자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으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정말 이런 고생을 왜 사서하고 있는지, 머리를 쥐어박고 싶어 집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쓰는 것을 즐기면 될 텐데, 굳이 책 쓰기를 도전하겠다고 나서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에 와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라 끝까지 해보겠습니다. 1차 퇴고를 마쳤으니 잠시 쉬고 다시 한번 다듬어야겠지요. 일주일 동안 머리에서 김이 나는 듯이 지글지글 끓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버틸만합니다. 퇴고하는 고된 작업을 거치며 저는 또 한걸음 성장하지 않겠습니까? 글이 잘려나갈 때는 마음이 아프더군요. 다시 새로운 문장이 생각날 때는 또 많이 기쁘기도 했습니다.
다시 읽고 다시 쓰고 고치고 다듬고 몇 번을 반복해야 끝이 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일주일 동안 다듬고 나니 조금은 매끄러운 모습이 된 거 같아 보람이 느껴집니다. 제가 더 많이 힘들어야 더 좋은 글로 태어나겠지요? 책 쓰기 도전, 쓰는 일의 마지막 단계에 왔습니다. 퇴고하기, 잘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책 쓰기를 하시는 모든 작가님께 다시 한번 박수를 보냅니다. 책 쓰기 도전은 계 속됩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