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빵 드세요~

빵은 태웠지만 즐거움은 피어납니다.

by 단미


빵을 만드는 일은 물론이고,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맛있는 집을 찾아가서 먹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 해주는 음식이 최고 맛있다고 생각하지요.

결혼 후에도 쉬지 않고 직장인으로 살아가면서 어쩌면 살림에 흥미를 느끼기 전에 피곤함부터 알게 되어 요리에 관심을 갖지 않게 된 것이라고 핑계를 갖다 붙여봅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살림까지 야무지게 잘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예외입니다.

주부 역할보다는 직장인으로 보내는 시간이 더 알차고 실속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겨우 세끼 밥 굶지 않고 먹을 정도로 주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불평 없이 잘 먹어주는 가족들에게 무한 감사한 마음이라지요.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늘 먹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모두가 성인이 되었으니, 엄마가 해주는 음식을 먹여야 한다는 부담은 많이 줄었습니다. 스스로 알아서 만들어 먹기도 하고, 때로는 저보다 더 맛있게 해서 먹여주기도 합니다. 주부지만 주부가 아니었던 엄마의 역할에서 많이 해방되기도 했지요.






딸이 엄마를 닮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음식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요리실력이 없는 엄마라서 알려주지 못해 미안할 정도로 이것저것 해보고 싶어 합니다.

엄마 대신 검색을 통해서 실습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때로는 그럴싸하게 성공하고 때론 엉망이 되기도 하더라지요.


주말에 빵을 만들어보겠다고 합니다.

부탁한 재료를 퇴근길에 사다 주었습니다.

영상을 보며 열심히 따라 해 봅니다.

냄새는 그럴싸했는데, 오븐의 온도를 잘못 설정했는지 빵의 겉이 까맣게 타버렸네요.


새까만 빵을 보며 웃음이 터집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만들어봅니다.

두 번째는 제대로 된 빵이 만들어졌습니다.


간단한 빵을 만들면서 준비가 요란합니다.

언제나 주부 초보인 엄마와 요리실습 초보인 딸, 빵을 구웠는데 즐거움이 만들어집니다.

빵 하나에 오고 가는 수다가 이어집니다. 주방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오늘은 또 무엇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할지,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보는 즐거움에 빠진 딸이 그저 이쁩니다.

요리를 못해서 집에 손님이 오는 것을 무서워하는 엄마 같은 딸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하며 즐거워하는 딸의 모습을 상상하면 엄마도 즐거워집니다.


입맛이 소탈한 남편과 제법 요리를 할 줄 아는 아들, 이제 막 요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딸을 보며

아마도 요리가 무서운 엄마 덕분에 각자 살아가는 방법을 일찍 터득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어설프게 만들어진 빵이 예쁩니다.

맛있어 보이네요. 향도 좋습니다.

딸바보인 아빠에게 시식을 요청합니다.


"아빠 빵 드세요~"


빵과 음식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은 딸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