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면 산책을 나선다. 집 앞 공원을 한 시간 동안 걷는 것이다. 너무 빠르지도 아주 느리지도 않게 보통 걸음으로 한 시간을 걷는다. 처음 시작은 허리통증 때문이었다. 걷기 운동이 허리통증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듣고 힘든 아침산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10분을 걷기도 힘들어서 걷다가 앉아서 쉬기를 반복했다. 하루 이틀, 매일 반복되니 걸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지금은 한 시간을 걸어도 허리 아픈 줄 모르고 걷는다. 아침산책으로 걷기 운동을 시작하기를 얼마나 잘한 일인지,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여름이 시작될 즈음 시작해서 가을을 지나고 있다. 운동을 실천하지 않던 사람이 이렇게 오래 꾸준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절실함 때문이 아니었을까. 허리가 아파 걷는 것도 힘들었던 시간은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될지 무서운 생각을 갖게 했다. 걷지 못한다면 어떻게 살아갈까, 무서운 상상은 곧 행동으로 실천하게 했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사람들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라는 생각에 이르니 어떻게든 걷기 운동을 실천하게 만들었다. 스스로 심각성을 느끼고 절실함을 갖게 되었을 때 움직이게 하는 힘이 발휘되는듯하다.
이렇듯, 절실함으로 꾸준하게 이어진 아침산책은 습관이 되어 운동하는 삶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밤마다 글쓰기를 한다. 저녁을 먹고 대충 하루 일과가 마무리되는 시간은 밤 10시쯤이다. 그 시간이 되면 노트북을 열고 글쓰기를 시작한다. 어느 날은 꼭 써야 할 글이기도 하고 어떤 날은 쓰고 싶은 글이 생각나서 쓰기도 한다. 특별히 어떤 글을 써야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시간이 되면 쓰기를 실천한다. 마치 아침산책하듯이 습관적으로 노트북을 열게 되는 것이다.
책을 출간하고 계속 쓰는 삶을 살고 싶어졌다. 쓰는 시간이 좋아서, 쓰고 나면 개운함이 좋아서, 또 다른 다양한 이유로 쓰는 시간을 즐긴다.
글은, 매일 써야지 하루라도 그냥 지나치면 금세 뻑뻑한 느낌이 든다. 매일 쓰면 글감이 풍부한데 며칠 뜸하게 되면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며칠 모아서 쓰면 더 많은 글을 쓸 수 있을 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매일매일 써야 하는 이유다.
나만의 공간이 없어 거실로 안방으로 주방으로 옮겨 다니며 글을 쓰더라도 그 시간은 여전히 계속된다. 매일 아침 산책하듯 그렇게 글산책으로 하루를 마감한다.
산책이나 운동이나 글쓰기나 매일 꾸준히 해야 더 발전하면서 유지할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침산책을 원해서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상황에 맞춰서 하다 보니 습관이 되었다. 어쩌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쓰는 삶을 이어가고 매일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알아가고 있다.
아침 산책하며 겉으로 보이는 자신을 살피는 시간을 갖는다. 저녁이면 글을 쓰면서 내 안에 있는 것을 꺼내 다듬는다. 글을 쓰며 흐트러짐 없이 매일 이어지는 일상은 하루가 꽤 괜찮아지고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해 준다.
살림하며 직장 다니며 글 쓰는 삶을 대단하다 말하는 사람도 있다. 글을 쓰는 것은 주부가 살림하고 직장인이 일하면서 취미를 즐기는 것과 같지 않을까? 글쓰기를 취미로 갖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일상에서 쓰는 삶을 이어가고 싶다.
어쩌다 작가가 되었지만, 아침 산책하듯 매일 글산책하며 마음 든든한 오늘을 살아간다.
ps..
매거진 <살림보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어>는 글 쓰는 주부의 살림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가들의 살림, 작가들이 살린, 작가들을 살린 이야기를 브런치에서 만난 다섯 명의 작가가 모여 함께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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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픽사베이